'김치 맛 초콜릿 아시나요'…40년 경력 초콜릿 전문가 에릭 지라드씨
한인과 결혼한 뒤 한국의 맛 접목 노력
아시아의 맛과 초콜릿을 섞어 색다른 달콤함을 창조하는 40년 경력의 정통 프랑스 초콜릿티어 에릭 지라드씨.
2001년도부터 플라자·리츠칼튼·W 호텔 등에 초콜릿을 납품해 온 그는 5개월 전 맨해튼 미드타운 22스트릿(5&6 스트릿)에 첫 매장 ‘라틀리에 뒤 쇼콜라’를 오픈했다. 최근 뉴욕타임스와 뉴욕포스트가 이 곳의 색다른 초콜릿을 연이어 소개했고, 입 소문에 힘입어 곧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초콜릿은 45종류. 구운 소금은 물론, 김, 카레, 와사비 초콜릿까지 맛 볼 수 있다. 한 때 시가 초콜릿을 만들었을 정도로 지라드씨에게 한계는 없다.
한인 김남희씨와 결혼한 그에게 한국의 맛은 어쩌면 당연한 영감일지도 모른다. 거기에다 1999~2001년까지 한국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베이커리 세프로 일하면서 한국의 맛과 초콜릿 결합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매실 초콜릿과 무스케이크를 선보여 한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도 했다. 곧 김치 초콜릿까지 도전해 볼 작정이다.
“매운탕같이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혀가 얼얼해서 진정한 초콜릿 맛을 알 수 없다”고 설명한 그는 김치와 달콤한 초콜릿의 완벽한 조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김치와 초콜릿은 이미 프랑스 레스토랑계에서 익숙한 조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학교 ‘꼬르동 블루’는 이미 김치 맛 초콜릿·쿠키·무스케이크 만드는 법을 출간했다.
지라드씨는 초콜릿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한식으로 바비큐를 꼽았다. 자극적인 맛이 덜한 바비큐 뒤 달콤하고 부드러운 초콜릿 무스케이크로 마무리하면 완벽한 식사가 된다고 한다.
그는 “한인들은 맵고 짠 맛에 익숙해 ‘단 맛’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그 이유 때문에 초콜릿에 대한 오해도 많다”고 말했다.
가장 큰 오해는 초콜릿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속설. 그는 “초콜릿이 아니라 설탕 때문에 살이 찐다”면서 “카카오가 72~75% 정도 들어간 다크 초콜릿이 가장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네수엘라·에콰도르산 초콜릿이 일품이라고 덧붙였다.
지라드씨는 3대째 초콜릿 우물만 파는 ‘달콤한 집안’ 출신이다. 초콜릿을 만드는 주방에서 태어났다는 그는 하루에 12시간 이상 초콜릿을 만든다. 지난해에만 약 1만파운드에 가까운 초콜릿을 생산했다. 김남희씨는 “남편한테서 항상 초콜릿 냄새가 난다”며 손을 저었지만 싫지 않은 표정이다.
부부의 꿈은 서울에서 정통 초콜릿 매장을 오픈하는 것. “초콜릿은 사랑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사랑을 많이 먹고 행복하면 좋겠어요.”
초콜릿은 과연 사랑이다. 그는 오는 14일 밸런타인스데이에 소피텔호텔에서 모든 음식에 초콜릿이 응용된 4코스 초콜릿 디너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진화 기자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