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계의 '작은 다이나마이트'…메트 4번째 한인 프리마돈나 캐슬린 김씨
“성악가로서 부담이 두배로 커졌습니다. 올림피아가 제 커리어의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쟁쟁한 캐스팅에다가 지휘자 제임스 리바인과 처음 하는 오페라여서 상당히 설레입니다."소프라노 캐슬린 김(33·사진)씨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09~10 시즌 새 프로덕션으로 무대에 올려지는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주인공 올림피아 역으로 캐스팅됐다. 김씨는 오는 12월 3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총 9차례 출연한다.
자크 오펜바흐가 작곡한 ‘호프만의 이야기’는 메트오페라의 새 시즌 8편의 신작 중 가장 화려한 캐스트로 꾸며진다. 호프만 역에 롤란도 빌라존, 안토니아와 스텔라 역에 빌라존의 콤비인 수퍼스타 안나 네트레브코, 악당 역으로 베이스 르네 파페가 출연한다. 김씨는 호프만의 상대인 인형 올림피아로 무대에 오른다.
조수미씨가 맡아 친숙한 올림피아는 인형의 몸짓으로 부르는 ‘인형의 아리아(Les oiseaux dans la charmille)’로 유명한 배역. 네트레브코가 맡은 안토니아나 스텔라보다 더 주목을 끄는 큰 역할이다.
제임스 리바인 음악감독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호프만의 이야기’는 시대가 변해도 신선함을 유지하는 독특한 오페라”라고 밝혔다. 연출자인 바틀렛 셔는 “이번 프로덕션은 카프카의 분위기와 무성영화를 연상시키는 세트가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를 모았다.
“토니상 수상자인 셔가 새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지요. 게다가 HD로 세계의 영화관에 상영될 예정이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씨는 메트오페라 사상 4번째 한인 프리마돈나가 됐다. 1984년 홍혜경씨, 89년 조수미씨, 90년 신영옥씨에 이어 17년간의 기근을 깨고 메트오페라에 입성한 것이다.
김씨의 메트 데뷔작은 ‘피가로의 결혼’에서 정원사의 딸 바바리나 역이었다. 당시 알마비바 백작 부인 역은 24년 전 메트에서 데뷔한 홍혜경가 맡았다.
“너무나 존경했던 홍 선생님과 공연해 의미가 깊었어요. 아름답고 멋있고, 정말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뉴욕타임스는 발랄하게 무대를 사로잡은 김씨에 대해 “바바리나의 음악을 달콤하게 전환했다”고 호평했다. 같은 시즌 ‘가면 무도회’에서 김씨는 신영옥씨가 맡았던 오스카로 분해 스타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와 공연했다.
“기라성같은 성악가들과 무대에 오르면서 아기같은 심정이었는데, 이젠 마음이 편해지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서울에서 태어난 김씨는 MBC 어린이합창단으로 활동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소프라노 곽신영씨가 주연한 오페라 ‘리골레토’를 본 후 프리마돈나를 꿈꾸었다.
서울예고 2년 때 미국으로 이주한 김씨는 맨해튼음대와 동 대학원을 거쳐 시카고릴릭오페라의 라이언오페라센터에서 수학했다. 2006년 르네플레밍이 받았던 설리번상을 수상했으며 마리오란자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했다.
김씨는 시카고오페라의 ‘중국의 닉슨’에서 모택동 부인으로 출연해 찬사를 받았다. 이후 사라소타오페라·리지필드오페라·뉴저지오페라페스티벌·미네소타오페라에 출연했고 멕시코에서는 잘라파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역으로 협연했다.
지난 12월 메트오페라의 ‘마술피리’의 파파게나로 출연했다. 오는 3월 메트에서 ‘루살카’의 제1 요정으로 출연하며 5월 스페인의 빌바오 오페라에서 ‘연대의 아가씨’의 주인공 마리 역으로 유럽 무대에 데뷔한다.
그동안 김씨에게는 ‘스펙타큘러’, ‘작은 다이나마이트’, ‘정확하고 관통하는 콜로라투라로 자리매김했다’ 등 찬사가 쏟아졌다.
“2013년까지 일정이 잡혀 있어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한국 무대에도 서고 싶습니다.”
루살카 공연은 3월 9·12·14·17·21일, 호프만의 이야기는 12월 3·7·11·16·19·23·26·30일과 1월 2일 각각 열린다.
박숙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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