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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아르헨티나식 고기구이 '아·사·도(Asado)' 군침 도네~

소갈비·소시지 최상급 숫불에 익혀
유일한 양념은 미네랄 풍부한 '암염'

6월의 날씨 답지않게 아침부터 잔뜩 찌푸려 있는 하늘을 바라보며 뒷마당으로 들어섰다. 하지를 갓 넘긴지라 저녁 7시가 가까운데도 마을 뒤 앤젤레스산 등성이에는 잔광이 걸려있다.

집주인 이광운(의류업)씨가 환하게 웃으며 검댕 묻은 손을 내민다. 몇 년을 별러서 장만한 대형 야외 그릴에는 벌써'아사도'(Asado)가 알맞게 익어가고 있다.

그가 손님을 맞을 때면 언제나 준비하곤 하는 이 아사도 요리는 이를 맛본 지인들에 의해 그 '명성'이 이미 파다하게 퍼졌다.

1987년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가서 15년을 살다 지난 2002년에 이곳으로 이주했다. 대학시절부터 산악회 활동을 했던 터라 당시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산군의 피츠로이와 세로토레 중부의 아콩카구아 등지로 원정등반을 갔던 엄홍길 박영석 허영호 를 위시한 많은 산악인들에게 그의 집은 '베이스캠프'나 다름없었다. 물론 이들 모두 그의 아사도 요리 팬이 됐다.

아르헨티나를 떠났어도 그의 아사도 요리는 정통 아르헨티나식을 따른다.

주재료인 '소갈비(Asado de Tira)'와 '소시지(Chorizos)' '목 부위고기(Molleja)'는 아르헨티나 마켓에서 사는데 아사도 요리에서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숯(Mesquite Charcoal)'도 최상급만 쓴다.

아르헨티나 마켓은 LA 인근에 네댓 군데가 있는데 소갈비는 한인마켓에서 사기도 한다고. 그의 아사도 요리는 그 어떤 종교의식과도 같다.

재료를 준비하고 숯불을 붙이면서 요리가 시작되는데 직접 불꽃이 닿게 하는 직화식이 아니라 열로서 찌듯이 익히는 것이라 숯에 불을 붙이고 그 숯이 타올라 불꽃이 스러져 갈 때서야 비로소 고기를 얻어 놓은 석쇠아래로 옮긴다.

대개 고기를 익히는 데만 서너 시간이 족히 걸린다. 서너 시간동안 잠시도 한눈 팔지 않고 고기를 '돌본다'. 불이 세면 그릴을 높이고 숯을 태워 더 넣기도 하고 타지 않고 골고루 익도록 뒤집기를 쉬지 않는다.

양념이라곤 소금 하나다. 아사도에는 일반 소금이 아니라 암염(Rock Salt)을 쓴다. 천일염보다 짜지도 않고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 이렇게 서너시간 동안 공을 들이다 보면 기름기는 쪽 빠지고 소금기가 고기 전체에 골고루 배게 되는 것이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아사도가 접시에 올라왔다. 검붉게 익은 고기를 자르니 얇고 투명한 기름띠와 분홍색 살이 어울려 한순간 행복감이 밀려든다.

두꺼운 고기 속까지 고르게 익은 데다 육즙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소금 이외의 다른 양념이 섞이지 않아서 물리지도 않는다.

이광운씨가 지난 해 남극등반을 다녀오는 길에 엄홍길씨가 선물로 가져왔다는 와인을 꺼낸다.

아사도에 와인을 곁들이니 팜파의 가우초가 부럽지 않다. 와인이 한순배 도는 사이 밤이 이슥해졌다.

◆아사도(Asado)는
원래‘구운 고기’를 통칭하는 말로 남미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등지에서는 ‘구운 쇠고기’를 뜻한다. 남미의 비옥한 토지와 드넓은 평야인 팜파(Pampas)는 오늘날 아르헨티나를 브라질과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은 세계 3대 쇠고기 수출국으로 만들었다.
이 대평원에서 야생소의 가죽을 팔아 생업을 이어가던 가우초(목동)들이 들판에서 모닥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었던대서 오늘날의 명물요리로 자리잡았다.

◆마늘밥
이광운씨의 아사도 요리에는 마늘밥이 빠질 수가 없다. 마늘과 올리브 오일, 파슬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이 집의 ‘특제 메뉴’로 자리잡았다.
1.고슬고슬하게 흰 쌀밥을 짓는다.
2.쌀알 크기의 네 배 정도의 크기로 성글게 다진 마늘을 올리브 기름으로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3.볶은 마늘에다 밥을 넣고 잠깐 동안 볶으면서 소금으로 간을 한다.
4.여기다 파슬리를 다져 넣어서 골고루 섞는다.
글ㆍ사진 백종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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