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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치과가 너무 많다고요?

하워드 전 UIC 치대 교수

신문이나 잡지 혹은 주변 상가 건물을 보더라도 어느 곳에도 치과는 있고 치과 광고도 많다는 느낌이 듭니다. 치과 의사로 혹은 치과 대학 교수로 그들이 경쟁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동종 계열의 동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시카고 일대에 치과가 인구수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일까요? 우리 한인 커뮤니티만 놓고 봤을 때 한인 인구수에 비해 치과 의사들이 많은 것일까요?

얼마 전 출장차 한국을 갔다가 들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한 유학 관련 일을 하는 분이 말하기를 “한국은 요즘 치과 대학이 대세입니다”라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인지 뜻을 물으니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자녀가 성적이 되고 부모가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된다면 다른 유망한 전공보다 치과 대학 진학을 권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학 진학과 전공 선택에도 유행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06년 한국 치의 대들은 미국처럼 학부 4년을 마친 학생들이 DEET라는 시험을 치룬 뒤 치의학 전문대학원에 입학해 4년을 더 공부해야하는 제도로 바꾸고 올해 2009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마치 법대들이 미국의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것처럼 말입니다. 예과 본과를 거치는 6년제 치과대학들은 거의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치과 전공과는 상관없는 4년 학부를 마친 학생들이 치의학 전문 대학원 진학을 위해 공부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유행이 한국만은 아니고 이곳 일리노이 일대에도 한국 학생들 사이에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현재 UIC 치과 대학 2학년을 예로 보면 60명 정원에 한국 학생들이 모두 9명입니다. 15%라는 높은 수치라고 해서 치과 대학이 유행이라고 말하는 데는 어폐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유망한 전공이라고 봐야 하는 게 맞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장차 이 학생들이 치과의로 일선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우리 한인 커뮤니티에는 인구 대비 많은 치과의들이 활동을 하게 되겠군요. 하지만 이 학생들이 장차 꼭 한인 환자들만 상대로 하는 치과의로만 활동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치과 대학에 한인 학생들이 많은 것은 꼭 우리 주변에 한인 치과들이 늘어날 것으로 볼 수만은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 인구 1천3백만인 일리노이 주에는 치과 대학이 2개 밖에 없습니다. 시카고 UIC와 Southern Illinois 대학 입니다. 치과 대학이 대학의 입장에서는 적자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North West 대학과 로욜라 대학이 결국은 치과 대학을 폐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UIC의 경우도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년 도네이션이나 스폰서 혹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형편입니다. 그 와중에 2011년 애리조나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Midwestern 대학이 일리노이에 치과 대학을 개설하기 때문에 곧 3개의 치과 대학이 있게 될 예정입니다.

일리노이 인구가 2008년 통계로 1천3백만 정도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 소재 치과 대학을 졸업했다고 시카고에 남아있으란 보장도 없고 시카고 일대 개업 치과의들이 모두 일리노이 내 치과 대학 출신은 아니겠지만 그런 사정들을 감안해 보더라도 인구대비 한해 졸업생 배출이 120명 남짓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일리노이 내 치과 의사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인구는 2008년 기준 10,035명입니다. 그런데 그중 85%만이 치과의로 활동하고 있고 통계적으로1,278명의 인구 당 한명의 치과 의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전체로 보면 인구 1,700명당 한명이 치과의라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미국 전체 주에서 노스다코타 주와 버몬트 주처럼 작은 주에는 치과 대학이 하나도 없고 일부 주에는 대학의 밀집도 만큼 많은 치과 대학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흔히 아이비리그로 구분되는 명문대 중치과 대학이 있는 곳은 하버드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그리고 콜롬비아 대학뿐입니다. 실제 치과 대학 졸업생 수가 미국 전역으로 보면 점차 줄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2014년부터는 치과의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 통계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한인 커뮤니티 내 치과 역시 80여 곳으로 추정됩니다. 공식 집계된 일리노이 8만 한인 인구수는 미국 전체 비율보다 치과 의사가 많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한인이라고 모두 한인 치과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 치과들을 찾는 타민족 환자들까지 감안 한다면 미국 전체 실정과도 그리 다르지 않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그러니 치과가 너무 많아 보이지만 인구 대비 줄어들고 있는 것이 실정이고 대학들이 치과를 더 개설해야 하는 것이 맞는 일이지만 현재로는 반대 현상인 것입니다. 치과 대학에 자녀를 입학 시키는 것이 유행이라는 말이 한국에서 보다 미국에서 나타나야 하는 게 맞을 듯싶습니다. 미국에서 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카고 일대에 치과가 결코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치과가 없어 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은 아니지만 장차 진로를 고민하는 준비생이거나 그런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이런 현실을 고려해 볼 일입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도 더 많은 치과의들이 배출되고 그들이 더 좋은 의술과 서비스로 경쟁한다면 이상적일 것입니다. 많아 보이는 치과의 수가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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