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늦게 살수록 싼 비행기표
백정환/경제부 기자
그러나 20일 신문을 보고 깜짝 놀랬다. 불과 1주일 만에 가격이 100달러 이상 떨어진 것. 여행사에 항공사에 전화를 걸었으나 돌아오는 말은 냉정하다. 티켓을 취소하고 새 티켓을 구입하면 가격이 비슷하니 그냥 하라는 것. 일주일만에 100달러를 손해본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2. 2009년 들어 뚝 떨어진 여행객들로 항공사의 세일즈 담당은 물론 여행사들의 표정도 많이 어두워졌다. 그나마 항공요금을 낮추면 예약률이 올라가 할인가격을 내놓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기간에 효과가 나오는 가격을 자꾸 건드린다. 4월에는 북한 미사일발사로 움츠러든 한국행 여행객들에게 599달러라는 파격가를 내놓았다. 이달에는 2주 연속 파격가를 내놓았다. 미리 발권한 여행객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예약률을 위해서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항변한다.
들쑥날쑥하는 항공권 요금으로 여행객들은 종잡을 수 없다. 북한 미사일 신종플루 경기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객들이 줄어들고 있다. 매출이 줄어드는 항공사들이 자극적인 가격을 내세워 여행객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이유다.
그렇다보니 매주 바뀌는 항공요금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여유있게 티켓을 발권한 사람들은 높은 가격을 내고 천천히 여유있게 기다리는 사람들은 낮은 가격에 한국을 다녀오는 셈이다.
실제 8월에 출발하는 국적항공사의 티켓을 15일까지 발권했을 경우 900달러대였으나 22일까지 발권하면 800달러 초반이면 된다. 100달러 이상 차이가 나는 것.
적어도 6개월 전에 가격을 내놓는 대형 항공사와 달리 국적항공사는 경기가 좋은 시절에도 1개월 전에서야 가격을 내놓기가 일쑤였다. 그리고 이제는 예약률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논리로 1주일 단위로 새로운 가격을 만들어 내놓고 있다.
이유는 항공사가 매출의 잣대로 사용하는 예약률이 안 좋기 때문이다.
근원적으로 한인 여행객들은 여행계획을 미리 정하지 않고 급하게 항공권을 예약하기 때문에 사전에 가격을 내놓아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이 항공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아메리칸에어라인 유나이티드에어라인 등 미국 대형항공사는 연초에 1년간 성수기와 비수기 항공요금을 책정해 티켓을 판매하는 여행사에 전달한다. 그리고 출발일이 가까울수록 항공요금은 정상가에 근접한다. 이들은 먼저 티켓을 발권할 경우 당근을 주고 날이 가까울수록 채찍을 가하는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한인들의 선진 예약문화가 우선인지 아니면 항공사들의 가격정책이 정상으로 돌아와야 하는게 먼저인지 파악하기는 힘들고 그럴 계획도 없다.
한인 여행객들도 항공사와 여행사들도 노력해 멀지 않은 미래에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 도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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