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망명때 한국에 사면 강력 요청 했었다'
타운 분향소 찾은 머빈 다이멀리 전 연방하원의원
'겸손하며 말수 적었지만 인권신념 투철'
김 전 대통령 재임시절 청와대 초청 받아
지난 21일 LA한인회관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은 머빈 다이멀리(82) 전 연방하원의원은 김 전 대통령을 이렇게 회고했다.
다이멀리 전 의원은 연방하원의원 재직 시절(1981년~1992년) 김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특히 80년대 초 연방하원 외교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하면서 당시 미국 망명중이던 김 전 대통령의 사면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다이멀리 전 의원은 "당시 국무부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 "외교분과 위원회와 인권위원회가 함께 한국 정부에 김 전 대통령의 사면을 강력하게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다이멀리 전 의원이 먼저 만난 것은 이희호 여사였다. 국무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의 주선으로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했던 것이 계기였다.
"자택에 도착하자 감시하던 요원들의 주시를 받았어요. 그리고 이 여사로 부터 김 전 대통령의 사면운동을 부탁받았었죠."
이 일로 당시 하버드 대학에 머물던 김 전 대통령이 다이멀리 전 의원에게 감사를 전하기 찾아온 것이 둘의 첫 만남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지속적으로 만나며 친분을 쌓았다. 그리고 2001년엔 청와대 초청도 받았다.
다이멀리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겸손하며 말수가 적었지만 인권과 정치적 자유에 대한 신념이 강했고 한국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연락이 끊겼다가 서거 소식을 접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다이멀리 전 의원은 "유가족에 애도를 표하며 특히 이희호 여사는 강한 분이기 때문에 슬픔을 잘 이겨내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다이멀리 전 의원은 남미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출생한 유학생 출신으로 지난 62년 가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가주 상원의원을 거쳐 유색인종 최초로 가주 부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이력으로 인해 흑인사회의 정치 대부로 불리고 있다.
서기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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