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커뮤니티로 자리잡아…뉴저지초대교회가 운영하는 쇼다이일본인교회
설립 3년만에 40명 출석, 내년 1월 독립…미동북부에서 유일하게 한인목사가 담임
2부 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빠져 나오고 11시30분부터 시작되는 3부 예배에 참석하려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다. 또한 영어예배(EM)도 같은 시간에 열리기 때문에 사람으로 넘쳐난다.
히로코 가와무라는 이들 사이를 헤치고 3층으로 올라간다. 1년 전 자녀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때 쇼다이(Shodai, 초대의 뜻) 일본인교회에 다니는 레이코 마쯔시마의 소개로 교회에 첫발을 디뎠다.
가와무라는 당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교회 문턱을 넘었다. 사도신조(신경)로 신앙고백하고 찬미(찬양)하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이어진 목사의 설교에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말씀 내용이 자기의 형편을 모두 꿰뚫고 있는 듯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 바이블스터디반에 나가 성경공부에 매달리고 기도도 열심히 했다. 가와무라는 “너무나 힘들 때 하나님이 나의 힘이 됐다”면서 “요즘 주위에 있는 일본인 친구들에게 교회에 나가자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다이일본인교회에는 가와무라처럼 교회에 처음 나오든지 아니면 개신교를 조금은 알지만 교회에 다니지 않았던 일본인 35∼45명이 공동체를 이뤄 믿음 생활을 하고 있다.
◇ 유일한 한인 담임목사=2006년 1월 문을 쇼다이일본인교회는 미동북부에 있는 10여곳 일본인교회 중 유일하게 한인이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조기칠(사진) 담임목사는 일본에서 10년 동안 선교사로 활동하다 예일신학대 OMSC선교학연구소의 연구생으로 왔다 뉴저지초대교회와 손을 잡고 일본인 목회를 시작했다.
상당한 준비 기간을 갖고 첫 예배를 드렸지만 일본인 교인이 한명도 없이 시작했다. 일본인 사역부에 자원봉사자로 헌신한 뉴저지초대교회 교인 10명만 예배에 참석했다. 일본인이 없는 일본인교회가 계속됐다.
일본인교회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뉴저지에 사는 7만명에 이르는 일본인들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한 뉴저지초대교회와 쇼다이일본인교회의 기도와 열정은 계속됐다.
일본인교회가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팸플릿을 돌리고 신문에 전단지에 끼어 넣어 홍보에 열을 올렸다. 2개월쯤 지나자 첫 교인이 교회를 찾았다.
조 목사는 1호 교인 레이코 마쯔시마와 주위 일본 사람을 초청해 바이블스터디를 시작했다. 때마침 한류 열풍까지 일어나자 자연스럽게 한인교회가 운영하는 일본인교회에 관심을 갖는 일본인이 늘어났다.
한국어 기초·중급반과 한국요리반 등 문화교실을 열었다. 한 곳서 열던 성경공부반도 늘려 나갔다. 일본인교회가 문을 연지 2년이 지나자 교인이 25명 정도로 제대로 된 교회 모습으로 갖춰졌다.
오시미즈 요시는 “예배에 올 때마다 오늘은 목사님이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기대를 갖고 예배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공부반에 다니다 지난해 1월 교회에 등록, 세례까지 받았다.
현재 40명 내외가 출석하는 교회는 2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연령층에 가정주부, 직장인, 개인 비즈니스, 지상사 직원 등 직업도 다양하다. 처음 교회에 나온 사람이 70% 정도다.
재일동포 2세도 있다. 권옥순씨는 일본서 중국인과 결혼 후 지난 97년 뉴저지로 와 살면서 친구의 소개로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권씨는 “뜨거운 성령님을 체험 후 교회에 더욱 열심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배에는 준비찬양팀도 구성돼 찬양을 인도하고 있다. 아직까지 뉴저지초대교회 교인 몇 명이 예배를 돕고 있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교인들로 구성됐다. 하지만 일본 선교에 관심을 갖고 돕는 이도 있다.
반주자로 봉사하는 박혜경씨는 “이들은 정말 독한 마음을 갖고 교회에 나오는 것 같다”면서 “뜨겁게 기도하는 이들의 믿음을 보고 많이 회개하고 더욱 헌신하기를 다짐한다”고 설명했다.
◇ 내년 1월 독립=일본은 복음화가 1%도 안되는 나라다. 다신교, 민족주의 등이 강해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 상당히 적다. 일본인 선교가 상당히 힘들기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40명 정도 출석하면 일본교계에선 제법 큰 교회다. 지금까지 꾸준히 쇼다이교회를 도왔던 뉴저지초대교회는 내년 1월부터 일본인교회를 독립시키기로 결정했다.
뉴저지초대교회 한규삼 담임목사는 “처치 플랜팅(Church Planting)의 하나로 일본인교회를 분가시키고 캄보디아계나 조선족을 위한 타민족 교회를 세우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잛은 기간에 놀랍게 성장했다”며 “받기만 했던 교회가 앞으로는 남을 섬기고 베푸는 교회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배 장소가 마련될 때까지는 현재 예배당을 사용한다. 또한 지금처럼 앞으로 3년까지는 조 목사의 사례비는 초대교회에서 지급한다. 하지만 행정적으로는 완전히 분리, 독립된 교회로 운영된다.
조 목사는 “일본인들은 교회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 어렵지 한번 믿으면 제대로 된 믿음 생활을 한다”면서 “이들을 훈련시켜 미국 내 일본인 복음화는 물론 일본으로 파송해 현지 사역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쇼다이일본인교회는 웨스트체스터와 맨해튼에서도 바이블스터디반을 운영하는 등 사역을 넓혀 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인 교회 헌금은 한인교회에 비교하면 너무나 적어 재정난을 해결하는 것이 큰 난제다.
정상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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