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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시의 세계] Her Grave, Again -Mary Oliver

김명희/워싱턴 DC

Late summer, and once again the egrets have come back.
Thy stand in the marsh like white flowers.
Like flowers slowly flying, they cross over the dark water.

And the palavering wind
is walking
through the pines
talking and talking -
not necessarily sof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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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그녀의 무덤

메리 올리버

늦은 여름이 오고, 큰 해오라기 새들이 다시 돌아왔다.
그들은 늪지대에 하얀 꽃들 처럼 서 있다가는
천천히 날으는 꽃 처럼, 검은 물위를 넘어간다.

그리고 엽엽스러운 바람은
도보로 걸어간다
소나무들 사이 사이로
지절거리며, 지절거리며
약간 투정스런 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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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개의 무덤을 다시 찾는 시다. 그러나 이 시가 내 마음을 잡은 것은 아마도 사나운 겨울 날씨 때문인 듯 하다. 날씨가 극한을 가고 바람이 칼날 같은 요즈음 ‘늦은 여름’이라는 단어는 풍요한 매력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바람이 순하고 하루가 길고 느긋한, 늦은 여름날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늦은 여름, 늪지대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폭의 그림처럼 묘사되고 있다. 때가 되어 몰려든 해오라기 새들이 하얀 꽃들 처럼 보인다. 그래서 늪지대의 검은 물을 배경으로 하는 공중에는 하얀 꽃들이 날고 있다. 그리고 땅에는 바람이 걸어 다닌다. 꽃에는 날개를 달아 주고 바람에는 발을 달아주는 자유로움, 어린 아이들 세계 에서나 있을 법한 상상력, 그 역설적인 표현이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날마다의 짜여진 생활의 규격으로부터, 또는 우리를 완강하게 묶고 있는 겨울 밤으로부터 벗어나는 기분이다. 이상하게 우리의 숨통을 열어주는 인상파 그림을 보는 기분이다.

늦은 여름날, 소나무 사이를 걸어다니며 지절거리는 바람을 따라 나서보는 것도 겨울을 이겨내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시는 죽은 개의 무덤을 찾아가 쓰게 된 시, 7부중 1부를 발최한 것임을 밝혀둔다. 저자, 메리 올리버 시인은 퓰리처상과 National Book Award 를 받은 미국의 굴지의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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