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임상 상담] 토사곽란

김영기 원장/S&E 치료마사지 아카데미

오후에 한 스파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치료마사지 테크니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사장의 여조카가 이틀 전부터 계속 구역질을 하는데 병원 응급실을 여러군데 가도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 후 통을 입에 받쳐 부축하며 조카를 데리고 왔습니다. 몸을 살펴보니 식도에서 위, 내장이 부어 있고 기력은 탈진한 상태로 간기맥의 흐름이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며칠째 무엇이 들어가든 게워내기만 했으므로 진기가 고갈이 되었습니다.

기치료를 통해 구토가 멈추기 시작하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일식집에서 회를 먹었다는 것입니다. 대략 원인이 드러나지요. 회를 먹으면서 별종의 박테리아에 감염이 된 것입니다. 몸이 이겨낼 힘이 없었던 것이지요. 그 날 이후 계속 올라오는 구토를 누르며 소장경과 대장경의 경락을 다스리고 간경락을 활성화시켜면서 사흘정도 치료마사지를 하면서 회복을 했습니다.

‘알 수 없는 박테리아라면 치료방법도 없다?’

서양의학은 국부적인 질병 자체를 보면서 명확한 원인을 규명할 수 있고, 효용이 분명한 치료대책이 있으면 상당한 치료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반면에 치료 타켓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질병에 대처할 방법이 없겠지요. 동양의학에는 불치병,난치병이 없습니다. 다만 질병에 대해서 경험의학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치료자가 얼마나 노련하게 대처해나가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방치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피부병으로 볼 때는 건선을 비롯해 진물이 흐르거나 충혈이 되거나 뭉치거나 가려움증으로 원인도 알 수 없고 치료할 방법이 없어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혈관병으로는 백혈병부터 적혈구나 혈소판이 과다·과소해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데서부터 비장을 적출하는 등 몸의 타격으로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경계질환도 그렇습니다.

하루는 소개를 받은 환자가 한분 찾아 왔는데 허리에 든 병을 풀다보니 문득 발목 복사뼈 부분에 진물이 흐르는 것입니다. 물어보니 “아, 50년 정도 묵은 증상입니다. 불편할 때 마다 의사에게 갔는데 해결이 안됐고 큰 병은 아니니까 그냥 불편한대로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과 나무를 때서 덥힌 방 아랫목에 앉아 놀다 방바닥에 닿는 발목 쪽이 익는지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피부과질환은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무통증의 경우도 적지 않고 당하는 본인도 고통스럽겠지만 보는 사람도 못지 않게 안쓰럽습니다. 며칠 가량 계속 치료를 해야할 것으로 보았는데 다음날 환부에 딱지가 생기면서 가라앉았다고 연락이 오더니 그후 50년 동안 끌어오던 진물이 해결되었다고 고맙다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난치병, 불치병은 이렇습니다. 세상을 나고 죽는 것 자체가 순환이지만, 삶을 왜곡시키는 불치병이나 난치병, 삶을 암울하게 하는, 어렵게 만드는 절망의 의미를 일깨우는 이와 같은 질병의 환자를 만나는 것은 그 자체가 제게는 기쁨입니다. 대개 20~30년의 병력을 가진 환자들을 주로 보게 되는데 그 분들이 항상 나를 각성시키고 한발짝씩 앞으로 나가게 합니다.

한번은 교통사고로 10개월간 식물인간 상태로 산소호흡기를 쓰던 환자를 단 한번의 터치로 일어나 그날로 퇴원하게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소요한 시간보다 필요로 하는 부분에 적절하게 흐름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에 넓린 난치병이여! 어찌하면 좋겠는가? ▷문의: 703-750-1277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