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 우범지대로 바뀌고 있다
강도·강간 등 중범죄 잇따라…올들어 64건 발생, 작년보다 2배 증가
센트럴파크는 맨해튼에 위치한 770에이커 넓이의 대규모 공원으로 울창한 숲과 호수, 잔디를 배경으로 계절에 따라 각종 행사가 열리는 데다 인근에 유수 박물관들이 즐비해 뉴욕시민은 물론 전세계에서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
그러나 올해 센트럴파크에서 일어난 강도와 강간 등 중범죄 사건은 올해들어 64건에 달해 지난 해 같은 기간의 42건에 비해 50% 이상 늘었다. 이들 사건 중에는 권총 등 흉기를 사용하는 강도사건이 23%에 달하는 16건이나 돼 공원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지난 1월 3일에는 권총강도 1명이 공원 동남쪽에 있는 트레포일아치 부근에서 산책을 나온 신혼부부를 협박해 3만2000달러 상당의 결혼반지와 1만3000달러 상당의 ‘브레이틀링’ 예물시계, 200달러의 현금을 털어 달아났다. 6월 2일에는 권총과 흉기를 든 강도 4명이 이스트 96스트릿 부근에서 68세 노인을 습격해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강도 뿐 아니라 강간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4월 23일에는 이스트 79스트릿 부근에서 18세 여성이, 6월 6일에는 이스트 86스트릿에서 23세 여성이 3명의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심지어 3월 10일에는 공원 북쪽의 할렘미어 근처에서 음식을 팔던 밴더가 흉기를 든 5명의 강도들에게 습격을 당해 현금 150달러를 빼앗기기도 했다.
여기에 인근 브롱스와 브루클린 등지에 사는 청소년들의 원정 범죄도 한몫하고 있다. 5월 2일에는 3명의 틴에이저들이 공원 북쪽 말콤블러바드에서 행락객을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여 MP3 플레이어와 현금을 털었고, 지난 5일에는 10대 2명이 이스트드라이브 근처에서 자건거를 타던 시민을 흉기로 위협해 지갑과 휴대전화, 백팩은 물론 자건거까지 끌고 달아났다.
이처럼 강력사건이 이어지면서 센트럴파크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센트럴파크경찰서의 8월 초까지 범죄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52.4%나 증가했다. 뉴욕시의 가장 대표적인 우범지대로 알려진 브루클린 크라운하이츠(77경찰서)의 범죄증가율 12%, 코니아일랜드(60경찰서)의 범죄증가율 15.54%를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이 센트럴파크에서 중범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경찰의 대응과 수사는 바닥을 기고 있다는 것. 범죄증가율이 52.4%나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범인 체포는 같은 기간 동안 단 3.8% 늘어나는데 그쳤다. 범인들은 센트럴파크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공원 가까이에 있는 지하철 역 등을 통해 빠르게 도주하기 때문에 경찰관들이 출동해도 범인 검거에 애를 먹고 있다.
뉴욕시경 폴 브라우니 대변인은 “센트럴파크는 역사적으로 범죄가 매우 적은 지역이었으나 최근 강력범죄를 중심으로 전체 범죄 발생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정복 경찰관들의 순찰을 늘리고 사복 경찰관을 주요 지역에 배치해 범죄 예방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시 공원 관련 시민단체인 NYC 공원대표자회 조프리 크로프트 회장은 “센트럴파크에 경찰관들의 순찰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변화”라며 “그러나 왜 갑자기 요즘 범죄가 늘어나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함께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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