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같은 제사장] 유태인 성공의 미스터리
이유정 목사/한빛지구촌교회 예배디렉터
비록 이들이 엄청난 정치자금으로 미국을 실제로 움직이는 배후세력으로 지탄받기도 하지만 다른 민족에서 볼 수 없는 탁월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그 원인을 ‘선민’이나 탈무드 교육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리 단순하지 만은 않다.
우연히 유태인의 탁월성을 새로운 각도로 풀어 놓은 ‘Breaking the Jewish Code’라는 책을 서점에서 발견했다. 저자 페리 스톤은 왜 유태인이 우수한 민족이 되었는지에 대한 해답을 유태인의 12가지 코드로 설명했다.
그 코드를 꿰뚫는 원리가 ‘반복’이다. 즉, 유태인 사원을 중심으로 매주 지키는 안식일, 축제로 지키는 7가지 절기의식, 일상에서 쉐마, 토라, 탈무드를 중심으로 반복되는 회당, 부모교육과 대화방식, 다양한 통과의례 등이다. 자녀교육의 가장 큰 책임을 학교보다 부모에게 묻는 유태인 문화에서 부모의 역할도 반복적인 가르침이다.
그 반복의 정점은 매주 금요일 해지는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지키는 안식일 규례다. 이때는 종교의식 외에는 모든 일을 멈추고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쉼과 대화, 독서, 축복, 음식을 나눈다. 즉 이들은 매주 하루 24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가족과 함께 지낼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결국 한 사람이 유태인으로 태어났을 때 그는 가족, 회당, 학교 그리고 유대 공동체에 의해 평생에 걸쳐 독서, 암송, 토론, 교육훈련, 절기축제와 통과의례에 참여함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반복해서 습득하며 살게 된다. 이러한 반복 교육의 힘이 유태인을 다른 민족과 구별되게 만든다.
일주일의 하루를 집에 갇혀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창조질서는 초고속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해괴망측한 풍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이 반복되는 풍습이 유태인을 탁월한 민족으로 살아남게 했다. 2000년 가까이 나라 없는 방랑생활 속에서 민족성을 잃지 않고 살아남는 저력을 유지하게 했다.
유태인이 본래 탁월한 민족이었기 때문일까? 다른 민족보다 두뇌가 뛰어나서 그럴까? 그렇지 않다. 국가별 평균 IQ는 이스라엘이 한국보다 낮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나라 없이 방랑생활하면서 터득한 강력한 생존본능 때문이거나, 하나님께서 주신 일주일 중 하루를 쉬는 창조질서를 글자 그대로 우직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우리 민족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나라, IMF 위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한 나라,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일궈낸 나라 등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생존본능이 강한 국가이다. 게다가 개신교 100년 역사에 세계 최대의 교회를 몇 개씩 보유한 나라이다. 생존본능으로 따지면 결코 뒤지지 않다.
결론은 창조질서이다.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근거해서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진정한 주일 문화를 일구어 낼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에겐 선배들에게 물려받은 성수주일 유산이 있다. 이를 좀 더 창조적으로 개발한 쉼의 주일, 안식의 주일을 만들어 내야 한다. 지금처럼 평일보다 더 바쁜 주일, 너무 바빠서 하나님 만날 시간도 없는 주일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준다면 한국 교회의 미래는 민족에게 소망을 주기보다 짐을 주는 교회로 전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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