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상권을 가다-VA 센터빌] 식당·쇼핑몰 북적북적…'제2의 한인타운' 부상
한국식 찜질방 스파월드 등 관심 커
쾌적한 환경에 교육·종교 수요 늘어
특히 센터빌 그랜드마트, 인근 섄틸리 롯데플라자 등 한인 마켓을 거점으로 식당, 소매업 등 한인 업체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한인 상권이 형성돼 왔다. 다양한 인종의 고객들이 한인 마켓과 업체를 이용하지만 주 고객은 역시 한인들이다. 장기 불황을 깨고 경기가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센터빌이 조명되고 있다.
◇센터빌(Centreville)= 식민지 시대인 1760년대부터 마을이 조성돼 초기에는 ‘뉴게이트(Newgate)’로 불렸다. 윌리엄 카가 운영한 유명한 주점 뉴게이트 태번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지금도 남아있는 ‘뉴게이트 쇼핑 센터’에서 그 이름을 찾을 수 있다. 센터빌로 이름이 바뀐 것은 1792년. 알렉산드리아, 덤프리스, 미들버그 등을 사이에 둔 중심 도시라는 의미에서 센터빌로 지어졌다. 총 면적은 9.7평방마일이며 지난 2005년 현재 인구수는 4만9789명, 2만1789가구다(센서스 2006).
근대화 이후 1990년대 후반부터 IT 업체 등 기업체들이 들어서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룩했다. 또한 비교적 저렴한 집값과 덜레스 국제공항과의 인접성 등이 성장 비결고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루트 29번이 동서를, 28번은 남북을 가로지르며 이 일대 주변으로 타운하우스, 싱글주택, 쇼핑몰 등이 몰려있다. 또 66번 고속도로는 워싱턴 DC까지 연결돼 DC로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단, 갑작스런 인구 증가와 함께 출퇴근길에는 유동 차량이 많아 교통체증이 빚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한편 대규모 전수 조사가 이뤄진 지난 2000년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66000명의 한인들이 워싱턴 DC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당시 센터빌 인구 가운데는 15% 가량이 아시안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한인들의 이주가 두드러진 것을 감안하면 이 지역 한인인구가 아시안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센터빌이 자리잡은 페어팩스카운티는 이미 아시안 전체 인구 중 한인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특한 한인 문화 선도= 센터빌의 한인 상권의 중심에는 한국식 찜질방 스파월드가 있다. LA나 뉴욕 등 한인 이민자들이 많은 곳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한국식 대형 찜질방이 센터빌에 들어서면서 한동안 뉴스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또 워싱턴포스트 등 언론 매체에 보도되면서 한인뿐 아니라 미국인들까지 즐겨 찾는 센터빌 명소로 거듭났다. 특히 뜨끈한 사우나 문화가 발달된 북유럽과 러시아 등 출신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을 타고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스파월드가 위치한 그랜드플라자몰에는 수많은 한인 업체들이 입점해있다. 우리아메리카 센터빌점, 식객 포차, 루루 노래방, 설렁탕 전문점 미련 곰탱이 등 일부 몇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한인 업체들이다. 같은 몰에 글로리 데이즈 등 미국 업소들도 꽤 있지만 인구 유동량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오는 24일(금)에는 이곳에 또 하나의 한인 마트 ’하나로 푸드’가 문을 열 예정으로 눈길을 모으고 잇다.
센터빌 그랜드마트점이 위치한 센터빌 크레스트 쇼핑센터도 한인 업체들이 밀집된 대표적인 쇼핑몰 중 하나다. 그랜드마트의 성장과 함께 한식당 평래옥, 일식집 쇼치쿠, 중식집 티엔, 제과점 신라명과까지 입맛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몰려있다. 이밖에도 학원과 건강제품 업소 등이 자리잡고 있어 한 곳에서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편리함을 갖췄다.
◇교육·종교 수요 꾸준한 증가= 한인 인구가 몰리는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가 교육환경이다. 센터빌 지역 대표적인 고교 학군인 센터빌 고교의 경우 2008년 당시만 해도 전교생의 25%가 아시안이었다. 이중에서 한인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콜린파월 초등학교의 경우 30% 가량이 한인 학생들로, 학교 측은 한국식 교육열에 관심을 갖고 이를 교육시스템에 적극 반영시킬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지난 여름 와싱톤중앙장로교회(노창수 목사)가 센터빌로 이전하면서 한인 인구몰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미 지난 2007년 7월 성전 건축 공사가 시작된 이래 지난 3년간 한인 가정들이 하나둘씩 센터빌로 터전을 옮긴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센터빌에는 이처럼 작년과 올해 등 최근만 해도 상당수 한인교회들이 이전했거나 새로 창립되는 등 삶의 질을 중시하는 한인들의 수요를 겨냥한 기관과 시설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한인 노인들을 위한 교육의 장 ‘중앙시니어센터’가 올 가을학기부터 구 중앙장로교회인 비엔나 올네이션스 교회와 센터빌 새성전 양쪽에서 수업을 시작하면서 지역 사회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인봉사센터도 ‘시니어 아카데미’ 센터빌 분교를 개설, 애난데일과 함께 양쪽에서 수업을 해 한인 노인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설리 디스트릭트 마이클 프레이 수퍼바이저
"부지런하지만 주류사회 참여 저조 아쉬워"
센터빌이 속한 지역은 페어팩스카운티내 설리(Sully) 디스트릭트. 1991년부터 이곳의 수퍼바이저를 맡고 있는 마이클 프레이(Michael R. Frey·사진) 수퍼바이저는 한인 커뮤니티가 지역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한인 업체들이 두 배로 증가했다”며 “센터빌과 한인사회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인사회는 큰 몸집과 오랜 역사에 비해 아직까지 미 주류사회의 일부분으로 융합되지 않은 듯 하다”며 저조한 참여를 아쉬워했다. 한인들, 특히 이민 1세들은 주변으로부터 테두리를 치고 안정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인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 지금보다 더 활발히 주류 사회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이를 통해 한인사회는 물론 지역사회도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일교·유승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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