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체 팔 때 '리스 어사인먼트' 해줬다 낭패 속출
경기침체로 바이어 중도 폐업 잇따르자
건물주가 남은 리스기간 연대책임 물어
LA한인타운 인근에서 식당을 하던 박모씨는 지난해 초 리스기간 3년을 남기고 사업체를 팔았다. 하지만 바이어의 크레딧이 충분치 않아 건물주가 새로운 리스 계약을 해 줄 수 없다고 하자 할 수 없이 '리스 어사인먼트'를 해 줬다. 즉 바이어가 사업체를 넘겨 받고 남은 리스기간 동안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대신 박씨가 리스에 대해 책임을 지기로 한 것이다.
바이어는 당초 리스에 대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생각대로 장사가 되지 않자 지난 여름 결국 식당을 포기했다. 문제는 리스기간이 아직 1년 반 정도 남았는데 이 바이어가 타지방으로 가 버린 것. 이에 따라 건물주는 박씨에게 남은 리스 기간에 대해 책임을 지라며 수만달러를 요구해왔다.
박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힘들더라도 식당을 팔지 않았을 것"이라며 "건물주와 리스 조건에 대해 협상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가 좀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박씨처럼 리스 어사인먼트에 따른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비즈니스를 매매할 때 건물주들이 리스 어사인먼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리스 어사인먼트를 통해 사업체를 인수한 업주들도 경기 침체로 남은 리스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사례가 많아졌다.
리스 어사인먼트가 많아진 이유도 결국 경기 침체다. 건물주들이 리스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바이어들도 크레딧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자 건물주들의 리스 어사인먼트 선호가 높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비즈니스가 깨지는 경우도 많지만 사정이 급한 비즈니스 업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리스 어사인먼트에 사인하기도 한다.
한국부동산의 고석봉 대표는 "비즈니스 매매를 거래하다보면 리스 어사인먼트를 요구하는 건물주들이 많다"며 "건물주 입장에서는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이어 "수년 전만 해도 리스 어사인먼트에 사인하려는 셀러는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급한 사정으로 비즈니스를 파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사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따른 분쟁도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마 에스크로의 제이 권 대표는 "약 2년 전부터 리스 어사인먼트 분쟁이 눈에 띠게 늘었다"며 "바이어에게 보다 많은 디파짓을 하게 하고 서류상으로 리스 어사이먼트에 따른 책임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면 셀러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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