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 플레이스] 타블로와 마돈나
박용필/논설고문
마돈나의 IQ는 140.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지능지수와 똑같다. 혹 부풀리기를 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고등학교 4년 성적이 올 A로 수석졸업자다. 전액 장학금을 받고 미시건 주립대학에 들어갔지만 한 학기만 마쳤다. 가수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랑 35달러만 쥐고 뉴욕행 기차를 탔다.
미국엔 고교 수석과 아이비리그를 나온 연예인들이 의외로 많다. '백 투더 퓨처'의 엘리자베스 슈는 하버드 출신. 3년을 다니다가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 학업을 접었다. 그러나 15년 후 하버드로 되돌아가 기어이 학사모를 썼다. '스타워즈'의 나탈리 포트먼도 하버드를 졸업했다.
수퍼모델 신디 크로포트는 뜻밖에도 전공이 화공학이다.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4년 장학금을 받았다.
이름 앞에 '닥터' 타이틀이 붙어있는 연예인도 있다. 빅토리아 지드락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누드모델. 고등학교를 건너뛰고 곧바로 대학에 진학한 재원이다. 빌라노바에서 법학과 심리학 박사학위를 따내 흔히 '닥터 지'라고 불린다.
심지어 IQ가 156에 이르는 포르노 스타도 눈에 띈다. 아시아 카레라는 13살 때 카네기홀에 데뷔한 피아니스트다. 명문 럿거스 대학을 나온 그는 성인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도 빌 게이츠(160)에 전혀 주눅들지 않는 IQ의 소유자다. 스톤의 공인 IQ는 놀랍게도 154다.
할리우드 최고의 '지성녀'는 단연 조디 포스터. '양들의 침묵'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뜬 포스터는 예일대학 수석졸업에다 모교에서 명예박사학위까지 받았다. 프랑스어를 비롯한 6개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CBS의 인기 법정드라마 '샤크'에 출연해 주가를 한껏 높인 제임스 우즈는 할리우드의 돌연변이로 꼽힌다. 우즈의 IQ는 상상을 초월한다. 천재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맞먹는 180이다. MIT 입학당시 SAT 만점을 받아 전국적으로 화제를 뿌렸다.
그런데도 미국에선 연예인들의 학력 부풀리기나 위조 논란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학력은 과거일뿐 어디까지나 현재의 노래 실력과 연기를 보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그러나 서울대 출신이라면 일단 프리미엄이 붙는다. 얼굴만 받쳐주면 후한 점수를 받고 남보다 쉽게 더 빨리 스타의 반열에 오른다. 그래서 선망의 표적이 되거나 때로는 질투의 대상으로 욕을 먹기도 한다.
힙합가수 '타블로' 사건이란 것도 한편 생각하면 한국사회에 만연된 학력우선 풍토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경찰 수사로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젊은 사람이 악플러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 했겠느냐"며 동정을 해 또 한번 인터넷을 달궜다.
인터넷 마녀 사냥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타블로 사태는 학력 콤플렉스가 빚어낸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 과정에서 타블로의 책임도 작아 보이지 않는다. 방송에 나와 자신이 스탠포드 출신임을 은연중 과시해 한국인들의 열등감을 콕콕 찔렀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마돈나나 조디 포스터가 자신의 학력을 자랑스럽게 떠벌렸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