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독후감(讀後感 )과 글 쓰기
독후감은 글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이나 감상을 적은 글이다. 독후감을 쓰려면 우선 어떤 글이든지 읽어야한다. 우리 반은 모든 한국어 교재를 배우면서 글을 쓴다.우선 국어책에 나오는 지문을 읽고 ,듣고, 쓰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수학에서 배우는 곱셈, 뺄셈, 반지름 같은 단어를 넣어서 글을 쓴다. 사회에서 배우는 단어는 나도 아리송하니까 배워가며 설명하며 글을 쓴다. 영어 단어를 많이 알아야 영어를 잘 하는 것과 같이 한국어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단어의 뜻을 알고 적절하게 써야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학교에서는 교재에 나오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학생들은 영어로 된 문제는 이해가 되니까 잘 풀지만 한국어로 된 문제는 단어의 뜻을 알지 못해 풀지 못하는 때가 많다. 한국어를 배우고 익혀서 문제를 풀고 그 단어의 뜻을 알고 정확하게 사용한 글짓기를 보면 짧은 글이라도 내게 큰 기쁨을 준다.
집에서 쓰는 단어는 거의 비슷하다. 의, 식, 주에 관한내용으로 주로 명령형으로 나타난다. 그 동안 내가 쓴 말도 씻어라, 숙제해라, 먹어라, 정리해라, 인터넷 그만해라, 셀폰 갖다 버린다, 일찍 자라, 인사해라, 라, 라, 라…(너무 솔직했나?)
처음에는 글짓기 제목을 주고 글을 쓰도록 한다. 글쓰기 제목은 교재에서 배운 내용과 배운 단어를 제시하고 우선 나부터 짧게 예를 든다. 우리 반은 3학년이므로 처음에는 누구나 표현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 같은 짧은 단어에서 시작해서 차츰 자기 의견을 넣어가며 글을 쓰도록 한다. 조금씩 익숙해지면 구체적으로 6하 원칙에 의해서 자기의견을 늘려가며 글을 쓰도록 지도한다.
한학기가 거의 지날 때쯤이면 ‘내가 감동 했을 때’, ‘고마움을 느꼈을 때’를 쓰고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속담을 이용한 글도 제멋대로 잘 써온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엉망이지만 이것을 가르치는 것 또한 내일이니 우선은 자신의 의견을 한국어로 표현한다는 게 중요하므로 내게는 너무 예쁜 글짓기 보물을 안겨준다.
또한, 아이들이 쓰는 글 제목은 우선 내가 한번씩 글을 써 보는 걸 원칙으로 한다. 시간이 지나고 학기가 바뀌면 아이들은 글도 몸도 쑥쑥 자란다. 개인적으로 나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예전엔 글을 읽고 마음에 든 부분을 옮겨 적은 공책이 참 많았다. 그 공책 사이에는 빛바랜 제비꽃, 달맞이꽃, 코스모스, 은행잎, 단풍잎, 네잎 클로버가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알려고 하지 않지만 요즘은 읽고 나서의 독후감이 간단하다. “그냥 참 좋았다”와 “그럭저럭 읽었다” 두 가지로 나누고 마니 간단하긴 한데…. 나의 글도 다른 이들이 읽고나면 그렇게 나누어지리라 생각한다.
물론 글마다 맛은 다르다. 어떤 글은 지식의 폭을 넓게 하고, 어떤 글은 생각에 잠기게 하고,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행복하게 해준다.
어찌됐던 무엇이든 때가 있다. 학이시습지불역열호( 學而時習之不亦悅呼 ) 즉 배운 것을 시간이 날 때마다 복습하면 깊이가 있는 학문을 가질 수 있으니 그것이 곧 학문의 기쁨이라는 것이다.
배울 때 열심히 배워야 하고 나 또한 배우며 가르쳐야겠다.
박 명 희 VA통합한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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