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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생존전략은 '줄탁동시' (啐啄同時)

‘벽암록’에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올 한해 위기탈출과 생존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워싱턴 일원 한인업계는 내년 신묘년 한 해도 '줄탁동시'의 자세로 생존과 성장전략을 모색하겠다는 각오다.
다시 말해서 업주는 직원들과 생존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성장 비전과 목표를 공유함으로써 난관을 이겨나가겠다는 의지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지표는 밝아지고 있지만 체감 경기, 특히 한인 경제에 온기가 돌려면 내년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노력하고 버티다 보면 이 어려움도 지나가지 않겠냐”며 난관 돌파의 의지를 불태웠다.

한인이 주력하는 업종별 내년 전망과 생존법을 정리했다.

▷미용업계= 한인 미용업계 관계자들은 올 한 해가 “낭떠러지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경기가 나쁠 땐 멋 부리는데 쓸 수 있는 주머니도 얇아지기 때문. 여기에 하루 지나면 새 업소가 생겨나면서 160여 개의 업소들이 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인 미용실이 급증하면서 내년에도 경쟁으로 인한 타격이 심할 것”이라며 “위기를 탈출하는 방법은 직원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비스 직업인 만큼 직원의 서비스가 고객의 방문이나 소개 횟수와 직결된다”며 “직원이 자주 바뀌거나 불친절한 업체는 경쟁에서 낙오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어려워도 우리 직원은 함께 간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세탁업계= 세탁업계는 올해 30~40%정도의 매출 감소를 겪었다. 세탁물량도 줄었지만 워싱턴 일원에 1.99달러 등 공격적인 저가 마케팅을 이용하는 픽업스토어가 생겨나면서 일반 세탁소들이 타격을 입었다. 워싱턴 한인 연합 세탁협회의 박학수 회장은 “내년까지도 힘들 거라고 예상한다”며 “어려울 땐 안 먹고 안 쓰고 비용도 줄이는 생존전략을 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1주일에 하루 정도 기계를 돌리지 않을 경우 직원이 3명 정도라 할 때 인건비와 전기, 개스, 약품값 등 한 달에 약 3000달러 정도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식품업계=워싱턴 DC의 한인 식품 업계는 내년 초부터 매출 회복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을 했다. 차명학 워싱턴 한인식품주류협회장은 “일주일 매출이 4만 달러였던 업체가 3만 달러로 주는 등 올해 보통 20~30%의 매출 감소를 겪었다”며 “내년에는 지난 중간선거 이후 새롭게 물갈이 된 의회가 개원하면서 신규 유입인구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차 회장은 불황극복을 위한 가장 첫 번째 시도는 가게를 청결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창문이나 가게 문이 더럽고 가게 분위기도 칙칙하게 방치하면서 장사가 안 된다고 불평하는 업주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가게를 들어왔을 때 기분이 좋고 상쾌한 느낌만 줄 수 있어도 매출 증가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한인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워싱턴 일원 집값은 이미 지난해 바닥을 쳤다고 입을 모았다. 워싱턴 뉴스타 부동산의 오문석 대표는 “올해 시장이 어려운 것은 융자 시장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내년은 숏세일과 주택압류 상황이 진정되고 융자 시장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자율은 현재 수준보다 최고 1%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오 대표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인 밀집 거주 지역은 올해 집값이 5~10%정도 올랐다”며 “집 매매가 보통 활발하지 않은 내년 1,2월이 이자율 등으로 봐서도 주택 구입을 위한 가장 적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상업용 부동산은 보통 주택시장보다 한 단계 느리게 진행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워싱턴DC의 경우 수도라는 특수성이 있는데다 재개발이 예상되는 저소득 지역의 투자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의 경우 주택 회복 속도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식업계= 한인 요식업계가 바라보는 내년 경기는 '회색 빛'이다. 애난데일의 한 식당 업주는 “경기가 좋아져도 한인사회까지 전달되려면 적어도 반년 정도는 더 시간이 걸린다”며 “애난데일의 경우 건설 경기가 살아나야 요식업계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업계 종사자들은 시장 회복 기준을 50대 고객의 증감으로 지목했다. 한 업주는 “50대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한인 사회에 돈이 돌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주는 “가격을 내리는 게 만사 해결 방법은 아니다”며 “같은 갈비 1인분이더라도 뼈를 일부러 많이 넣는 식당은 고객이 먼저 안다”고 지적했다.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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