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한인 여성 CEO-3] 가든스위트호텔 이숙현 대표
"58세에 겁없이 뛰어들어…무조건 120% 친절"
재고 없는 특성…24시간 긴장
지금이 투자 적기 판단
불경기에도 리모델링 나서
계산 방식이 달랐다. 겁없이(?) 사업에 뛰어 들 수 있었던 이유다.
"제 가족이 4명이니 집안 살림의 20배 볼륨이라고 계산했죠. 20배 만큼 정성을 더하고 내 집으로 손님을 모시듯이 편안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 드리면 된다고 생각한 거죠."
가든스위트 호텔 이숙현 대표는 지난 2004년 남편이 사업을 해보라는 말에 대뜸 '예스'라고 먼저 답했다. 사업 경험은 전무했다. 그저 남편(이화정육 이융수 대표)의 사업을 돕기위해 집에서 회계일을 봐준 것이 경험의 전부였던 50대 후반의 주부였다. 그렇게 첫 사업으로 82개의 룸을 겸비한 호텔 사업에 겁없이 뛰어들었다.
58세에 가든 스위트를 맡아 올해로 8년째. 그의 나이도 66세가 됐다. 남들은 은퇴를 생각할 나이지만 그는 사업의 전반기도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또 일을 벌이고 있다. 그것도 불경기의 한가운데서다. 바로 룸을 리모델링하는 일이다. 지난 7월 초부터 방을 하나하나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카페트 벽지 침대에서 화장실 타일 하나 비누 받침 하나까지 그의 세심한 계획이 뭍어있는 방들이 완성되고 있다.
-불경기다. 리모델링에 투자가 부담은 되지 않나.
"물론 걱정은 된다. 하지만 시기라는 것이 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그때가 시기였는데'라며 후회할 때가 많았다. 투자 때문에 망설이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다. '지금이 시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두르지는 않는다. 호텔을 운영하면서 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룸 컨셉과 완성시기는 언제인가.
"룸은 고급스러움을 최우선으로 했다. 타운에서도 이렇게 고급스러운 호텔 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룸 디자인도 일괄적으로 하나의 디자인으로 하지 않았다 5개의 디자인을 기본으로 방마다 개성을 살리고 있다. 공사의 완성시기는 빠르지는 않다. 7월 초부터 공사를 시작했지만 성수기이다 보니 빠르게 공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 빈방 위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지금 공사가 완전히 끝난 방은 3개 정도 밖에 안 된다. 공사가 끝나는 시기는 빠르면 1년 후 늦어도 2년 후로 잡고 있다."
-첫 사업으로 호텔 경영, 어렵지는 않나.
“호텔은 365일 24시간 깨어있어야 하는 곳이다. 사실 일을 시작했을 때 24시간 문을 열어야 한다는 컨셉조차 갖추고 있지 못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다. 내가 바로 그 케이스다. 호텔 경영에 있어 가장 힘든 것이 있다면 다른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매일 유통기한이 지난다는 것이다. 다른 상품들은 재고를 팔수 있지만 호텔은 재고가 있을 수 없다. 하루가 지나면 유통기한이 끝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사가 잘된다고 무한대로 물건을 팔 수도 없다. 딱 정해져 있는 82개의 방을 파는 것이 다다. 그러니 호텔 경영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즐기면서라도 일을 하려고 한다. 재밌고 즐겁기라도 해야지 본전을 뽑을 수 있는 일이다.”
-호텔은 고객 서비스업의 집약이다. 호텔 서비스는 어디까지라고 보나.
“고객들에게 120%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호텔 사업을 하다 보면 어려운 손님들도 많다. 들어오자 마자 반말을 하는 분, 욕을 하는 분도 꽤 된다. 그런데도 직원들에게 ‘네 손님’이라고 무조건 친철해야 한다고 교육해야 하는 것이 사실은 가슴이 아프다.”
-여성사업가로 힘들지는 않았나.
“다른 여성 사업가들보다는 좀 나은 환경이 아닌가 싶다. 지금 자녀들이 38, 37세다. 호텔을 시작할 때 이미 애들은 다 큰 상태였다. 많은 커리어우먼들이 집안일과 집밖의 일의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도 됐다.”
-그래도 호텔을 경영하며 집안 살림을 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사실 심플하게 살고 있다. 식사는 식당이 있는데 뭐하러 집에 가서 차려 먹나. 점심도 저녁도 호텔 식당에서 해결한다. 다른 호텔들처럼 일식이나 양식당은 없지만 우리 호텔 식당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화학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매일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이유다. 물론 남편도 항상 이해해주고 배려해준다. 물론 식사도 같이 한다.”
-66세다. 은퇴를 언제로 생각하고 있나.
“지금이 66세니까. 지금 같은 정신이라면 75세까지는 일하고 싶다. 물론 내 욕심이다. 바뀔 수는 있다. 그 판단은 내가 아닌 남이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무리 ‘나 괜찮아 말짱해’라고 해도 판단이 흐려질 경우 내려놓을 것이다. 그래서 주변에 부탁해놨다. 내가 혹시 전과 다르게 고집을 부리며 얘기해달라고 했다. 나이가 들면 본인은 너무 자신이었어도 판단이 옳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오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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