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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의 여인' 신재순] "내 젊음의 비상 위해 아무것도 모른 채 궁정동에…"

뛰어난 미모로 광고계 샛별
친구 따라 간 자리서 사연 시작
대통령 출혈 보고 직접 지혈

32년 전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10.26사건 현장에 있었던 신재순씨 단독 인터뷰에서 싣지 않았던 내용과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역사의 여인으로 남은 신재순씨.

1957년 10월 15일생으로 10.26사건 당시 만 22세의 H대 연극영화과 3학년 신분이었다. 훤칠한 키와 뛰어난 미모로 광고모델계에서 떠오르는 별이었다. 본격적인 연예계 진출을 꿈꾸던 과정에서 우연한 기회에 궁정동 안가 연회에 참석하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신씨는 그의 자전적 소설 '그곳에 그녀가 있었네'에서 어떻게 그 자리에 가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친구(희경이)를 따라 민 여사라는 분의 집을 방문했고 여기서 박선호 중앙정보부 의전과장을 만났다. 박 과장은 좋은 자리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제안하고 다음날 오후 5시쯤 프라자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다. 10월 26일 예정보다 조금 늦게 박 과장을 만났고 이어 내자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던 심수봉을 동승시켜 오후 6시40분쯤 궁정동에 도착했다. 만찬장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대기실에서 행동거지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여기서 경호원으로부터 이 나라의 높은 어르신들만 참석하는 자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내화로 갈아 신고 핸드백을 맡긴 후 만찬장으로 안내되었다. 온돌방인 그곳에는 중년은 넘어 보이는 4명의 남자가 직사각형 식탁을 가운데 놓고 앉아 있었다. 거기에 대통령이 있었다.'

신씨는 잠시 후 박정희 대통령이 총격살해 당하는 역사적인 10.26사건을 생생하게 목격하게 된다. 신씨는 대통령이 총에 맞고 등에서 출혈이 있는 것을 보고 손으로 지혈을 하기도 한다. 사건 종료 후 박 과장은 신씨와 심수봉을 내자 호텔까지 데려다 줬다.

신씨는 자신의 책에서 10.26사건의 의미에 대해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 나는 다만 내 젊음의 비상을 위해 아무것도 모른 채 궁정동에를 갔던 것뿐이다. 그 때문에 우연히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에 내가 증인이 되었던 것이고…. 그러나 나는 후회는 하지 않는다. 부끄럽게 느끼지도 않는다. 다만 그 사건 때문에 사람들의 입과 입을 거치면서 내가 왜곡되는 현실이 슬플 뿐이다."

그녀는 이제 기나긴 터널에서 벗어났다.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해 보통사람의 삶을 살고 있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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