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탐구] 일반외과 전문의
잘 째고 잘 꼬매고 신기술 계속 습득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가 출연했고 에미상도 여러번 수상한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 나오는 의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일반 외과의사는 생사를 다투는 현장에서 가장 많이 모습을 볼 수 있는 의료진이다. '일반'(general)이라는 단어가 마치 전문적이지 않은 의사 같지만 실제로는 '종합'이라는 뜻으로 불려야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심 부위다. 모든 수술이 가능하다. 다른 MD들도 그렇지만 의대를 졸업하고 5년 레지던트 과정을 마쳐야 한다.
그런데 일반 외과의사가 되는 레지던트 과정이 얼마나 혹독한지 의대서 톱 10에 들 정도로 공부도 잘했는데 이렇게 고생을 할 바엔 다른 것을 하겠다고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도 있다.
또 너무 오랜 시간 격무에 시달려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 나오듯 한번 근무에 24시간을 넘기지 못하게 하는 규정까지 생겨날 정도다. (현실은 더 혹독하다고 한다)
일반 외과의사가 힘들다는 것은 사실 본인들은 잘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5년 과정중 인턴에 해당하는 첫 1년을 경험한 다른 과목 수련의들이 나중에 이구동성으로 그 1년이 가장 어려웠다고 고백한다는데 일반 외과의사는 5년을 버텨내야 한다. 다행히 힘든 만큼 합당한 대우는 받는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면 대략 연봉 20만달러가 되고 개업 후 5년이면 연수입이 30만달러는 된다.
신체 부위 어디도 중요하지 않은데가 있으랴마는 특히 수술에 필요한 손가락을 가장 아낀다. 무거운 물건은 아예 들지 않는 것은 물론 약간이라도 위험할 것 같은 물건은 손에 대지 않는다.
이렇게 손가락을 특별하게 아끼는 이유는 수술 칼을 자유자재로 써야 하는 이유도 있지만 또한 꼬매는 것이 중요해서다. 바느질이 흉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헬렌 강 일반 외과 및 유방암 수술 전문의는 "바느질을 못하면 흉터가 남기 때문에 바느질을 잘해야 한다"면서 "특히 저는 여성의 유방암을 제거하고 유방을 복원하는 수술에 특기를 갖고 있어서 더 신경 쓰고 더 예쁘게 꿰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과의사가 잘 째고 잘 꼬매면 다 일듯 싶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공부를 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IT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빠르고 바쁜 세상은 의료계도 가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쏟아지는 새 기술을 대비해 의대에 마련된 코스를 들어야 한다. 신기술을 익혀야 뒤처지 않고 또한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일반 외과의사들은 성격적으로 예민하고 까다롭다고 한다. 수련의 과정 내내 지독하게 세밀하고 깐깐한 분위기에서 전쟁 같은 생활을 하다 보니 그렇지 않던 성격도 그렇게 변하기 마련이란다. 전쟁터에서는 일선 지휘관의 실수로 휘하 군인들이 모두 전사할 수도 있는 분위기. 그런 상황이 일반 외과 수련의 과정이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인술을 펴고 있는 일반 외과의사들의 삶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다. 스스로 완전한 전문직이고 만족과 보람이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개복 후 심장 직접 마사지
헬렌 강 일반외과 및 유방암 수술 전문의는 3세에 이민와 7세에 나중에 뭐가 될래에 의사가 되겠다고 대답한 후 이를 지키려 아케이디아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장학금을 받으며 유펜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이후 로마린다 의과대학원을 거쳐 NYU 수련의 과정, USC에서 유방암 수술 펠로십을 마쳤다. 3년전 글렌데일 메모리얼 병원에 유방암 수술전문의로 스카우트된 후 현재는 글렌데일에서 개업중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NYU수련의 3년차로 응급실에서 외상으로 심장이 멎은 환자를 위해서 응급 치료후 개복해 심장을 손으로 마사지해서 살렸던 것을 꼽았다. 그는 일반 외과의사들이 대개 강하고 독해야 장시간의 수술이나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다면서 NYU 9명 일반외과 수련의중 2명만이 여자였다면서 여자가 하기에는 좀 힘든 면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 외과의사는 진정으로 사람을 돕는 훌륭한 직업이지만 배우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면서 "만약 의사라는 직업이 고소득이고 존경받는다는 이유 때문에 고려중이라면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10년 넘는 기나긴 준비 과정
고교시절부터 과학을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 의대 공부다. 물론 잘하기도 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더구나 일반 외과의사는 특히 공부를 더 잘해야 한다고 한다. 학부는 물론 의과대학원에서도 톱10 혹은 톱 5안에 들지 못하면 일반 외과의사를 할 수 없다.
우선 생물학과나 프리메드 4년 의과대학원 4년 일반 외과 레지던트 5년 펠로십 몇 년이다. 닥터 헬렌 강은 생물학과 4년+의대 4년+일반외과 레지던트 5년+유방암전문 펠로십 1년 등 고등학교 졸업후 도합 14년을 쏟아 부었다.
다른 외과 전문의 경우 일반외과 5년을 마치고 전문 펠로십을 갖는다. 심장외과는 2년 소아외과 2년 혈관외과 2년 암수술(1~2년) 성형외과 2년을 거쳐야 한다.
또한 일반외과를 1년만 마치고 전문과로 들어가기도 한다. 비뇨기과와 정형외과는 일반외과 1년+전공 4년으로 5년 과정을 채우고 각과 전문의가 된다.
24시
잠부족·식사는 옵션
24시간 모자라요
외과의사의 24벽는 새벽 기상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인 수술이 오전 7시30분에서 10시 사이에 시작되니 환자는 7시까지는 먼저 병원에 와야 하는데 의사도 일찍 도착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 외과의사가 제시간에 수술실에 들어가려면 새벽 잠이 없어야 한다.
아침밥은 시리얼로 뱃 속을 달래고 점심은 수술중이거나 다음 수술을 기다리는 외과의사를 위해서 마련된 수술실 옆 라운지 공간에서 해결한다. 여기서 15분안에 대충 떼운다. 오후 4시쯤 되면 모든 수술이 끝난다. 클리닉 사무실로 돌아와 수술 결과를 따져보고 밀린 업무를 본다.
수술이 없는 날은 어떨까. 역시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외부 환자를 맞는 진료를 해야 한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야 한다. 진료가 부족하면 수술현장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으니 진료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과목 의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공부를 해야 한다. 하루에 30분은 관련 저널을 이메일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찾아봐야 새로운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 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술이라는 집중과 인내가 필요한 과정을 감내해 내려면 튼튼한 체력이 중요하다. 하루에 50분씩 주5회 운동한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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