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네이팜 소녀 사진' 탄생 40년
"당시 사진은 위대한 선물"
소녀는 평화ㆍ복지 운동가로
AP통신의 이 작품은 후잉 콩 우트 기자가 1972년 6월8일 네이팜탄으로 심한 화상을 입은 베트남 소녀가 황급히 달아나는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 사진이다. 사진 속의 주인공도 이제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그녀의 9세 때 사진은 여전히 베트남 전쟁의 비극을 고스란히 전달한 기념비적인 역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네이팜탄의 불길이 그녀의 왼쪽 손을 스쳐가면서 그녀가 입고 있던 무명옷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근처의 나무들이 거센 불길을 일으키며 타들어가는 공포의 순간이었지만 그녀는 1번 도로를 따라 정신없이 달렸다.
이를 본 우트 기자는 자신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우트 기자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녀가 달리는 것을 보고 울음이 나왔다"며 "내가 돕지 않아 그녀가 사망했다면 자살을 생각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하지만 그의 값진 사진은 자칫 빛을 보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아찔한 과정을 넘기기도 했다. 우트 기자가 사이공의 사무실로 돌아 사진을 현상하자 벌거벗은 사진을 다루지 않는 AP통신의 엄격한 규정 때문에 송고가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견해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베테랑 기자인 호스트 파스는 단번에 규정 이상의 가치를 지닌 사진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송고를 강행했다. 우트 기자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한편 올해 49세인 사진 속 주인공 푹은 쿠바에서 만난 베트남 유학생과 결혼해 현재 캐나다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과 같은 행복한 삶을 살기까지 어려운 점도 많았다. 그녀는 AP통신에 "대다수 사람이 나의 사진을 알고 있지만 내 생애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나는 너무 고마움을 느낀 나머지 당시 사진을 위대한 선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킴 푹은 현재 평화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유엔 친선대사 아동복지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전 세계를 돌며 화상환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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