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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은 여행전문 통신원과 떠나는 유럽] 고대 세계 최고 의료 센터…뱀, 허물을 벗어 생명과 소생 상징

터키 아스클레피온(Asclepion of Pergamum)

베르가마(Bergama)에 가면 아크로폴리스(Akropolis)와 아스클레피온(Asclepion)이 있다.

아크로폴리스는 높은 언덕이라는 뜻으로 페르가몬 언덕에 위치한 고대 도시.

기원전에 베르가마는 그리스어로 페르가몬(Pergamun)이라 불렸다.

현재는 언덕 아래로 가난한 집시들이 들어와 무리를 이루며 살고 있다.

아스클레피온은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를 기리는 신전을 중심으로 한 종합병원을 말한다. 당시 유명한 아스클레피온으로는 페르가몬 외에도 코스(Kos)와 에피다우로스(Epidaurus)가 있었다.

아스클레피온은 BC 4세기 헬라니즘 시대에 세워져 AD 2세기 로마 시대에는 최고의 절정을 맞는다.

그리스의 의료 센터였던 에피다우로스의 의료 기술진들이 초빙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페르가몬 출신의 의사, 클라우디오스 갈레노스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갈레노스는 히포크라테스와 함께 고대 서양의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의사의 윤리강령을 담은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워낙 유명해 일반인들도 히포크라테스는 잘 알 것이다.

하지만 갈레노스를 아는 사람은 현대의 의사들 가운데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

갈레노스는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에 걸친 방대한 의학체계를 만들어낸 사람으로 당시에는 생각조차 못했던 두뇌 수술은 물론, 눈 수술까지 감행했던 로마 제국 최고의 의사였다. 그 명성으로 인해 철인 황제로 불리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주치의를 담당하기도 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갈레노스 아버지(유명한 건축가)가 꿈을 꾸었는데..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우스(Asclepius)가 나타나 갈레노스를 의사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아스클레피우스는 반인반마(半人半馬) 케이론(Chiron)에게 의술을 배워 죽은 사람까지 살려낼 정도의 실력을 갖췄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의학과 치료의 신이다.

입구 벽에는 ‘죽음은 이곳에 들어오지 말 것!´이라고 쓰여있다.

이곳에 들어오고자 하는 환자는 우선 의사의 진료를 받고 치유 가능성을 진단했다고 한다.

치유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 환자는 문 안으로 발을 들일 수 조차 없었으며, 문 안으로 들어 온 환자는 병이 낳게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큰 안도감을 느꼈다고 한다.

병원에 들어 오기 전부터 심리적인 치료를 시작한 것이다. 아스클레피온으로 들어 가려면 원기둥 도로가 있는 성스러운 길을 걸어 가야 한다.

길의 이름은 비아 덱타(Via Tecta)라고 하며 길이는 500피트(150미터) 정도.

신역으로 들어와 가장 먼저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아스클레피온을 상징하는 뱀의 기둥이다. 뱀은 허물을 벗기 때문에 생명과 소생을 의미한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병원과 의학 관련 분야에서 휘장 또는 상징으로 사용한다.

안으로 들어 가면 오른편에 도서관, 왼편으로는 성스러운 샘과 진흙 목욕을 위한 풀장이 있다. 성스러운 샘에서 몸을 정결히 한 환자는 동굴처럼 지어진 터널을 통해 치료동으로 가야 한다.

계단에는 샘물을 흐르게 만들어 물 흐르는 소리는 터널 속을 자연의 아늑한 분위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터널은 채광과 환기를 위해 천정에 뚫어놓은 작은 구멍들이 있는데, 이 구멍을 통해 의사들이 ‘당신은 곧 병이 낳는다, 결코 두려워하지 말라´고 속삭였다고 한다.

치료의 특징으로는 온천욕과 냉수욕, 진흙 마사지, 꿈의 해몽을 통한 심리 분석등이 있었으며, 음식을 조절하는 식이요법과 적절한 운동의 운동요법, 약초를 이용한 약물치료가 있었다고 한다.

그 것뿐인가, 환자들에게 명상과 독서를 즐길 수 있게 정원과 도서관등이 있었으며 음악회와 연극 감상 등을 할 수 있도록 대극장까지 지은 것은 매우 놀랄만한 일이다.

대극장은 한꺼번에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었기에 음악회나 연극이 있는 날에는 의사, 간호사, 신관과 환자들이 모두 참석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그야말로, 자연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한 최고의 종합적 의료 센터였다고 말 할 수가 있다.

놀라운 것은, 아스클레피온은 수백 년 간 단 한 사람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한다. 정말일까. 아스클레피온 출구로 걸어 나오니 갈레노스를 빼 닮은 집시 한 명이 '불로장생(?)하는 신비의 꿀'을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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