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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라도 좋다…나를 사랑한다면

핼로윈에 즐길 영화

핼로윈(31일) 시즌이다. 사방 팔방에 귀신 천지다. 오랜 미국 생활에 익숙해질만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귀신과 유령 영혼과 괴물을 소재로 축제를 즐기는 것은 우리 정서에 어색한 일이다.

그래도 아이들은 이상스러운 치장을 하고 집 밖을 나선다. 사탕을 얻으려 삼삼오오 모여 이웃집 문을 두드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퍼레이드에 참석하거나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는 아이들도 있다.

썰렁하게 집에 남은 사람들에게 할 일이라곤 DVD를 트는 것뿐. 나름 핼로윈 분위기를 내면서도 괴상망칙하지 않게 특별한 날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자 그렇다면 문제는 '어떤 영화를 고를까'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피가 철철 흐르고 비명 소리가 가득한 영화들이겠지만 공포 영화 마니아가 아니고서야 굳이 일부러 극도의 긴장과 자극적 영상에 자신을 내던질 필요는 없다.

귀신이 등장하지만 충분히 로맨틱하고 코믹한 영화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유령마저 귀엽고 친근해보이는 영화도 있고 영혼과의 아름다운 로맨스를 그려낸 영화 역시 많다. 이 영화들 이 귀신들과 함께라면 이번 핼로윈이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지 않을까.

◆죽음을 넘어선 로맨스 원하면

귀신의 사랑도 충분히 아름답다. 아니 어쩌면 현세에서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있기에 더 애절하고 가슴 저밀지도 모른다.

그 안타까운 사랑의 대표 주자는'사랑과 영혼(Ghost)'의 샘(패트릭 스웨이지)이다. 영화 역사상 가장 로맨틱한 귀신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하는 연인 몰리(데미 무어)를 지키기 위해 영혼이 되어서도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한 채 맴돌다 모든 것을 이룬 후 '사랑해. 항상 사랑했었고'라는 명언을 남기며 떠나는 주인공 샘의 모습은 90년대 전세계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주제곡 'Unchained Melody'와 어우러져 도자기를 빚는 에로틱한 장면이 가장 큰 화제를 불러모았지만 영혼이 된 샘과 인간인 몰리가 입맞춤을 나누던 장면 역시 명장면으로 꼽힌다. 영혼의 몸을 투과하는 사람이나 기차 등을 표현한 특수효과는 이후 나온 숱한 작품들의 교본이 된 바 있다.

한국 영화로는 '은행나무 침대'와 '고스트 맘마'를 빼놓을 수 없다. 천년의 사랑을 잊지 못해 마주보는 두 그루의 은행나무로 환생한 미단과 종문이 현세에 다시 태어난 화가 수현과 영혼으로 살아 돌아온 미단 공주로 다시 만난다는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는 '은행나무 침대'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판타지 로맨스로 꼽히는 작품이다. 풋풋했던 시절의 한석규 진희경 심혜진을 보는 기쁨은 물론 신현준 배우인생에 한 획을 남겼던 황장군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스트 맘마'도 만만치 않다. 깨가 쏟아지는 신혼부부에게 예상치 못 한 불행이 닥치며 아내 인주가 남편인 지석과 아들 다빈만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가족에게 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떠났던 인주의 영혼은 다시 지석의 곁으로 돌아오게 되고 지석은 인주의 영혼과 새로운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지석과 다빈을 위해 새로운 엄마를 남겨준 채 이승을 떠나는 인주의 모습이 아픈 눈물과 큰 감동을 안겨줬던 영화다. 최진실과 김승우의 청춘스타 시절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친구 같은 귀신을 만나려면

어쩌면 핼로윈의 취지와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은 '친구같은 귀신'이다. 귀신을 무섭고 낯설게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수준에서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존재로 표현하고 어울리자는 게 핼로윈 이벤트와 코스튬의 의미이기에 그렇다.

영화 속 친근한 귀신들은 한국영화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차태현 주연의 영화 '헬로우 고스트'의 귀신들은 특히 그렇다. 죽는 게 소원인 외로운 남자 상만은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긴 후 귀신을 보는 눈을 갖게 된다. 그 가운데서도 귀신 몇이 그에게 껌 딱지처럼 붙어 떨어지질 않으면서 이승에서 남겨뒀던 한을 풀어달라 성화를 해댄다.

영화는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며 서서히 자신도 치유되어가는 상만의 모습을 그리며 생각지도 못했던 감동의 깜짝 반전까지 선사해준다. 변태 귀신 담배 골초귀신 울보 귀신 초등학생 귀신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웃음을 주는 귀신들의 모습이 귀엽기만 한 영화다.

할리우드에도 비슷한 설정의 작품이 있다. '고스트 타운(Ghost Town)'이란 영화다. 치과의사 버트램 핑거스는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다가 7분 후 기적적으로 살아난 뒤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영혼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게 버트램의 주요 일과 중 하나가 되고 그 와중에 아름다운 아내를 놓고 세상을 떠난 프랭크로부터 아내의 재혼을 방해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프랭크 귀신의 민원해결을 위해 좌충우돌하다 자신마저 사랑에 빠져버리는 버트램의 이야기가 '고스트 타운'의 주 골자다.

차승원 장서희 주연의 '귀신이 산다'도 코믹하고 친근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귀신 영화다. 오랜 월세 생활을 청산하고 겨우겨우 내집 마련에 성공한 필기가 하필이면 벽에 딱 붙어 떨어질 줄을 모르는 귀신이 사는 집에 입성하며 벌어지는 갖은 소동을 다룬 영화다. 다양한 공포 영화에서 등장했던 명장면을 패러디하는 처녀귀신의 활약이 보는 이를 폭소케 하는 유쾌한 매력이 있다.

◆귀여운 괴물들이 보고 싶다면

옛날엔 '귀신' 혹은 '괴물'하면 아이들은 무조건 울음부터 터뜨렸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 유령과 괴물이 등장하는 어린이용 영화가 나온 지도 벌써 한참 됐다. 원조는 '꼬마 유령 캐스퍼(Casper)'다. 오래된 저택을 배회하며 살고 있는 외로운 꼬마 유령 캐스퍼가 재산을 노리고 잠입한 못된 상속인들을 쫓아 낸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남모를 사연을 간직한 캐스퍼의 비밀이나 그와 친구가 된 하비박사와 딸 캣과의 우정 또한 가슴 찡하게 그려지며 역사상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운 유령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빼어나게 조합된 장면들이 여럿 있다. 시리즈도 4편까지 이어지며 큰 사랑을 받았다. 편을 거듭할수록 특수효과가 훌륭해진 것은 물론이다.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Monsters Inc.)'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힘의 원천으로 살아가는 몬스터 주식회사의 두 우수사원 제임스와 마이크가 실수로 어린 소녀 부를 데려오면서 소동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양한 모습의 괴물들이 등장해 아이들에게 겁을 주지만 그 모습이 귀엽고 깜찍하기 그지 없다. 형형색색의 괴물들이 등장해 아이들이 시선을 빼앗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지만 어른들도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정이 들어가는 부와 괴물들이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모습도 영화의 완성도를 크게 높인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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