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국과 중국의 영토 넓히기
이길주/버겐커뮤니티칼리지 교수
이 놀라운 팽창의 역사에 동원된 방식들은 ABCDE로 요약된다. 첫째는 Acquisition 구입이다. 1803년 1500만 달러를 주고 오늘날 미국의 가운데 토막 '루이지애나 구입지' 82만스퀘아마일을 사들였다. 나라를 세우자마자 영토를 두 배로 늘린 것이다. 1867년에는 58만스퀘어마일의 알래스카를 구입한다.
둘째는 Battles 싸움이다. 대표적인 예가 멕시코와의 전쟁이다. 1846년 미국은 과거 멕시코 땅이었던 텍사스와 멕시코 사이의 영토분쟁을 빌미로 전쟁을 벌인다. 수도 멕시코시티까지 치고 들어간 미국은 2년 후 50만스퀘어마일의 멕시코 땅을 차지한다. 이렇게 얻은 캘리포니아에서는 같은 해 금맥이 터진다.
셋째로 Commerce 교역이다. 미국은 이 힘으로 태평양의 진주 하와이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와이는 미국 출신 사탕수수 농장 지주들과 자본주들이 좌지우지했다.
문화적 뿌리이며 최대 교역상대인 미국과 하나 되길 원했던 이들은 19세기 말 하와이의 왕정을 무너뜨리고 독립을 선언한다. 그 후 반세기 하와이는 의도대로 미국의 주가 된다.
넷째가 Displacement 기존 공동체를 밀어내는 일이다. 유럽인들의 미국 정착초기부터 동원된 가장 지속적이었던 미국의 땅차지 방식이다. 전쟁과 질병으로 약화된 원주민들을 동부에서 서부로 내몰았다. 1830년대의 '눈물의 행로' 사건으로 백인들은 미 동남부의 옥토 2500만에이커를 차지했다. 남한보다 좀 큰 넓이다.
끝으로 이렇게 공간을 확보한 다음 원주민을 미국 문화 속에 동화시키기 위한 방식으로 Effacement 독창성 지우기가 동원됐다.
원주민 사회는 봉건.후진.비생산성의 낙인이 찍히고 이를 유럽 백인문화가 상징하는 것으로 믿었던 개명.진보.효율성으로 대치하는 과정이었다. 이렇게 오늘의 미국은 만들어졌다.
요즈음에 과거 미국만큼 공간 확보에 '올인'을 한 나라는 중국이다. 팽창정책에 있어서도 중국의 짝퉁 솜씨는 돋보인다. 미국이 썼던 방식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
경제력과 시장성을 앞세우고 필요에 따라서는 싸움도 피하지 않는다. 또한 티벳에서 보듯 한족을 이주시켜 원주민을 제 땅에서 소외계층으로 전락시키는 방식도 미국의 인디언 정책과 흡사하다.
그런데 타민족의 독창성 지우기에 있어서는 미국을 앞서간다. 중국은 아예 역사를 다시 쓴다. 중국은 주변민족들을 역사적 예속민족으로 규정하려 노력하는데 그 주장의 일부가 곧 발간될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한 보고서에 흘러 들었다.
의회조사국(CRS)이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돕기 위해 펴내는 '중국의 역사 속에서 한반도 영유권에 대한 주장'이란 제목의 자료에는 고구려와 발해가 당나라의 지방정권이라는 중국 측의 일방적 주장이 실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반론을 제기하자 미 상원 외교위원회측은 이 보고서가 중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주장을 단순 열거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의 입장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팽창주의 역사관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처할지는 계속 주시해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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