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식 여행칼럼 '미국은 넓다'] 화이트 마운틴(White Mt.)
190년 전 '미 최초의 등산로' 만들어져
미 동북부에서는 가장 높은 워싱턴 마운틴을 비롯해 48개의 고봉과 9개의 협곡으로 둘러 쌓인 80만 에이커의 웅대한 연방 국유림 산이다. 이산이 일반 여느산과 달리 몇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
첫째는 지금으로 부터 190년 전 미국에서는 최초로 등산로가 만들어진 산이다. 1819년 화이트 마운틴 국유림 안에 있는 워싱턴 마운틴에 최초로 8마일의 크로퍼드 패스 트레일(Crawford Path Trail)이 만들어졌는데 역사로 보면 보스턴에 있는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보다 더 먼저 만들어 진 셈이다.
등산로 양쪽으로는 한 두자 높이의 돌담이 쌓였는데 이 길을 걸어보면 200년 가까이 뭇 산 사람들의 진한 땀들이 얼마나 배어있으면 돌색깔조차 저렇게 까무잡잡할까 하는 깊은 상념과 감회가 든다. 정상에서 약 2마일 정도 내려오면 AMC를 만난다.
AMC는 아파라치안 멤버 센터의 약자인데 2200마일의 아파라치안 등산로를 종주하는 산악인들을 위해 숙식을 할수 있게 만들어 놓은 간이 건물이다. 두번째는 일명 '하늘에 이르는 도로'라는 차당 20달러를 내고 워싱턴 마운틴의 정상을 직접 운전을 하고 올라가 보면 높이도 높이려니와 바람도 심하게 불고 도로가 좁아 오금이 저리는 짜릿 짜릿한 맛을 느낄수 있다. 자동차 도로 반대편으로는 코그 레일 웨이(Cog Rail Way)라는 기차가 역시 정상까지 왕복한다. 기네스 북에도 올라 있는 이 기차는 1인당 59달러로 시커먼 연기를 뿜으며 가파른 경사를 거의 직선으로 45분 만에 올라가는데 이 역시 가슴이 조마 조마 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북향으로 대통령 산이라는 7개의 고봉들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이곳은 뭐니 뭐니 해도 가을에 단풍이 단연 으뜸이다.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선정해 홍보하고 있는 이곳 시닉 바이웨이 100마일은 때만 잘 맞추면 글자 그대로 만산홍엽의 가도다.
이곳에서 단풍을 즐기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해 놓고 있다.
첫째는 자동차로 산 정상에 올라 물결치는 단풍과 고봉들을 감상하는 방법과 두번째는 산악 기차를 타고 오르 내리면서 즐기는 방법 마지막으로는 산과 하나가 돼 크로포드 패스 트레일이라도 걸으며 느끼는 방법이다. 가장 권하고 싶은 방법은 단연 후자의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이산에는 인위적으로 만든 조각상이 아닌 바위에 천연적으로 만들어진 할아버지의 얼굴상이 있다. 마치 살아 있는양 정교하게 만들어진 할아버지 얼굴상이 어느날 훼손됐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주위에 사는 주민 발의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원형대로 복원작업을 하기로 하였다는데 그후론 가보질 못해 무소식만 전하게 됨을 서운하게 생각한다. 미국이 넓다 보니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곳이 많아 다시 가볼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 문의: (213) 736-9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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