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가 늙어간다, 송년모임 대부분 50~60대…40대면 최연소
평준화 세대 관심 식어 "이대로 가면 소멸"
바로 고령화 문제다. 남가주 지역에는 100개가 넘는 각 학교 동문회가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동문회마다 40대 이하 연령대의 동문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동문회 구성원의 대부분이 50, 60대로 '젊은 피' 수혈이 시급한 실정이다.
동문회 고령화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10, 20년이 흐르면 학교 동문회 송년 모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 소위 명문고 꼬리표가 붙었던 고등학교 동문회는 고교 평준화 시점을 기점으로 동문의 충성도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또, 젊은 동문 입장에서는 막내로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해야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다. 불경기 속에 고교 및 대학교 송년모임 회비 부담도 적지않다. 자연스레 송년모임에 나가기가 망설여진다. 점점 개인화되는 사회현상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한 동문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교 평준화 세대는 그 전 세대보다 학교에 대한 끈끈한 정이 부족하다"며 "그러다 보니 잘 뭉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30대 직장인은 "하늘같은 선배님들만 계시다 보니 솔직히 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같은 나이 때 동문도 없고 막내다 보니 이것저것 챙길 것도 많고 특별히 재미가 있는 줄도 모르겠다. 특별한 변화가 없는 이상 젊은 동문의 송년모임 참석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전주 북중·고교 남가주 동문회 신관영 신임 회장은 지난 15일 옥스포드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정기 총회 및 송년모임에서 고령화를 걱정하며 젊은 동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젊은 신입 동문 영입은) 발 등에 떨어진 불"이라며 "송년 모임 참석자 가운데 가장 젊은 동문이 40세였다. 일단 본교에 동문 정보가 담긴 명단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남가주 동래고 동문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동문회에 따르면 15년 전 100명이 참석하던 송년모임도 이제 30~40명으로 줄었다. 고령, 지병 등으로 참석 못하는 동문은 느는 반면 새로 들어오는 동문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노동환 회장은 "이대로라면 학교 동문회 모임은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아마 한인 커뮤니티 모임은 교회 위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42살 동문이 가장 젊다. 현재 50, 60대 동문이 대부분"이라며 "인터넷 사이트 활성화, 총 동문 명부 확보를 통한 개인 연락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가주 부산대 총동창회는 골프를 통해 40대 이하 신입 동문 끌어오기에 나섰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골프 토너먼트를 정기적으로 열고 이를 적극 홍보해 신입 동문을 영입하는 전략이다.
김효원 회장은 "골프 토너먼트 개최를 통해 젊은 동문 10여 명을 새롭게 만났다"며 "실제 30대 중반의 젊은 동문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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