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새로운 투자 3분법
투자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분들은 '투자 3분법'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중세 서양 부호들은 토지.금.현금에 재산의 3분의 1씩 나누어 보유하면서 그 부(富)를 세습하였다. 지난 세기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인 존 케인즈는 부동산 주식 그리고 현금에 전체 자산의 3분의 1씩 투자하는 투자 3분법을 철저히 지켜서 거부가 되었다고 한다.흔히들 경제학자들 중에 투자로 큰 부자가 된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케인즈가 거부가 된 것은 순전히 투자 3분법 덕분이라고 하여 이것이 현재까지 투자 포트폴리오의 모델이 되고 있다.
국토가 좁은 한국과 일본은 개인의 재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그 투자 관습은 미국에 이민 온 동양인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다. 재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은 36%인 반면 일본이 42% 한국이 79%다. 반대로 금융자산이 전체 재산 중 차지하는 비율은 미국이 64% 일본이 57% 한국이 21%로 되어있다.
최근 케인즈의 전통적 투자 3분법에 반기를 든 '피터시프의 투자 3분법'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미국의 기업체 중역이며 저술가.투자상담가인 피터 시프(Peter Schiff)라는 사람이 주장한 것으로 다음의 3가지를 투자 품목으로 삼으라는 얘기다.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는 국가들의 고배당 주식(호주 싱가포르 홍콩 뉴질랜드 스위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캐나다 중국 등 외국의 주식 중 배당수입이 많은 주식) 유동성이 뛰어나고 위험도가 낮은 외국 국채와 현금(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일정비율의 현금 유동성이 필요하고 위에 열거한 외국의 국채가 안전하다고 함) 금이나 금광회사의 주식.
피터시프의 투자 3분법은 전통적인 투자 3분법 중에서 부동산 대신에 금과 금광회사의 주식을 넣은 것이고 주식과 채권을 미국 것보다는 안정과 성장이 예상되는 외국의 주식과 채권을 권장한 것이다.
원래 포트폴리오엔 황금률이 없다. 투자자마다 위험을 받아들이는 성향이 다른데다 투자의 목적 운용기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 맞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짜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투자 3분법만 고집할 필요도 없다. 투자기법이 고도화되고 투자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단순한 3분법으로 자산을 나누기 곤란해졌다. 참고로 세계적인 갑부들의 예를 들어보면 이들의 자산 비중은 주식(30%) 현금.예금(20%) 대체투자(20%) 부동산(16%) 기타(14%)로 되어 있다.
미국의 은퇴자 그룹을 위한 한 월간잡지의 최신호에 평생의 수입유지를 위한 투자 3분법이 소개 되었다. 은퇴를 준비하거나 이미 은퇴를 한 중.장년층이 앞으로 25년 내지 30년간 필요한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한 투자전략을 'The Three-bucket Strategy'로 명명하고 기존의 투자 3분법을 새롭게 수정하였다.
여기서는 부동산이나 금에 대한 투자를 제외한다.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종류의 금융자산을 현금.채권.주식의 세가지로 분류한 후 현금과 채권의 비중을 70%로 주식의 비중을 30%로 분산해서 3개의 버킷에 넣어 관리하는 것이다. 여기서 채권과 주식이란 채권 중심의 뮤추얼펀드와 주식 중심의 뮤추얼펀드도 포함한다.
이 방법의 특징은 30%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 혹은 주식 뮤추얼펀드는 은퇴 후 10년이나 15년간 절대 매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간혹 가다가 주식시장이 붕괴하더라도 몇 년 후에는 반드시 회복하게 되므로 양도손실을 보면서까지 서둘러 주식이나 뮤추얼펀드를 팔지 말고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현금과 채권으로 생활비를 조달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첫해는 현금으로 그후 15년간은 채권이나 채권 뮤추얼펀드를 팔아가면서 생활비를 조달하고 주식이나 주식 뮤추얼펀드에서 나오는 배당과 수익금으로는 계속 재투자하라는 것이다. 주식값이 내려가더라도 싼 주식을 계속 사면 주식의 비중이 유지되고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말년에 덕을 볼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무조건 주식의 비중을 낮추고 채권의 비중을 늘리는 기존의 투자법과는 약간의 차이가 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창수
CPA.BNB하나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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