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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내달 당정 개편…2인자 이시바 묶기 성공할까

'아베 독주' 속에 무풍지대였던 일본 정치권이 꿈틀거린다. 아베 신조(59)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57) 자민당 간사장 간의 한여름 신경전이 뜨거워지면서다. 집권 자민당의 넘버 1과 넘버 2의 결투다. 관전 포인트는 단순하다. 다음달 첫 주에 예정된 당정 개편에서 이시바가 간사장으로 남느냐 목이 날라 가느냐다. 정치적 파장은 엄청나다. 당장 아베가 장기 집권을 하느냐, 제동이 걸리느냐가 달려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 등 관련국까지 촉각을 기울이는 이유다.



장기집권 첫 단추 … 이시바 퇴출

아베는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승해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지려 한다. 총재 재선에 성공하면 최대 2018년 8월까지 총리를 할 수 있다. 그러려면 '차기 0순위'인 이시바를 돈과 사람을 장악하는 '간사장'이란 권좌에서 쫓아내야 안심할 수 있다.

아베의 창과 이시바의 방패. 언뜻 보면 단순한 권력 투쟁으로 보이지만 복잡한 과거와 원한까지 뒤섞여있다. 악연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베 1기 내각 때인 2007년 7월.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참패를 당했다. 여론은 "아베가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아베는 버텼다. 그러자 앞에 나선 게 이시바였다.

이시바 2007년 "아베 퇴진" 주장 악연

이시바는 "선거전에서 아베 총리는 '나를 택할 것이냐 (당시 민주당 대표인) 오자와 이치로를 택할 것이냐의 선거'라고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유권자는 오자와를 선택했다. 근데 (선거 패배 후) 총리(아베)는 '난 (주어진)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한다. 이게 무슨 소리냐. 국민의 의지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베에겐 치명타였다. 이시바는 멈추지 않았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안 지면 그건 조직이 아니다" "아베 총리는 '나의 내각' '나의 사명' 운운하는 데 내각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자기가 왕도 아니지 않느냐" 등 목소리를 높여갔다.

가장 눈길을 끈 발언은 아베의 '인격'을 건드린 부분. 이시바는 "아베는 주말마다 큰 저택에 귀가하고(대부분 의원들은 의원 숙소 아파트에 거주하다 주말에 지역구로 향함), 보통 사람들이 엄두도 못 내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세습 정치인이라) 선거에서 어려움도 겪어보지 않았다. "고 아베를 독하게 몰아세웠다. 그리고는 "아베가 퇴진하지 않으면 자민당은 끝이다"며 결론 내렸다. 결국 아베는 버티지 못하고 한 달여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시바의 '완승'. 아베 측근들은 이때 이후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정치인' 리스트에 이시바를 가장 위에 올렸다고 한다.

두 사람이 재격돌한 건 2012년 9월의 자민당 총재 선거. 국회의원·지방당원·서포터로 구성된 1차 투표에서 이시바가 199표로 아베(141표)로 앞섰다. 그러나 국회의원만으로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이시바는 89대 108로 역전패했다.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무파벌'인 이시바는 파벌의 조직력이 작동하는 국회의원만의 투표에선 아베의 벽을 넘어설 수 없었던 것이다. 아베의 복수는 성공했다.

그러나 아베는 이시바를 바로 내칠 순 없었다. 무엇보다 여론이 이시바의 1차 투표 1위라는 '성적표'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아베는 이시바에 자민당 간사장을 맡겼다. 하지만 부총재직을 신설하고 선거대책위원장을 당 4역으로 승격시켰다. 당의 공천권과 자금 전부를 이시바가 갖고 가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견제 장치를 둔 것이다. 또 당정 협의에 의한 정책 결정 시스템을 사실상 내치고 총리 관저로 모든 권한을 집중시켰다.



위안부·신사참배 문제 입장 정반대

두 사람이 앙숙이 된 데는 개인적인 스타일 차이도 한 몫 했다. 아베는 보수 우파의 계보를 잇는 후쿠다파 출신인 반면, 이시바는 같은 보수 성향이면서도 한국·중국 과의 관계를 중시한 다나카파 출신이다. 자민당 내에서 승승장구한 아베와는 달리 이시바는 1993년 자민당을 탈당해 97년 복당하는 굴곡이 있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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