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모터쇼 유래 및 도시별 특징…118년전 시작 프랑크푸르트 '세계 최초·최대'
파리, 신차 발표회 몰려
쇠락 디트로이트 부활 조짐
아시아는 도쿄서 중국으로
베이징·상하이 위상 강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독일.영국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상류층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레이스가 자주 열렸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만 인기 있는 차, 잘 팔리는 차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레이스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저마다 자기 차를 특색 있게 꾸몄다. 그러다 보니 관중은 자동차 경주뿐만 아니라 각양각색의 자동차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런 관람객들을 위해 당시 유행했던 산업박람회장에 눈요깃거리로 자동차를 전시한 것이 모터쇼의 출발이다.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모터쇼는 1897년 독일에서 개최된 프랑크푸르트모터쇼다. 이는 23만5000㎡가 넘는 전시장에서 열린다. 이 거대한 전시장에 전 세계 40여 개국, 2000여 업체가 참가해 자사의 기술력을 뽐낸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특히 유럽 지역 자동차업계의 개발 동향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독일 메이커들이 중심이 돼 열리는 만큼 기술적 측면을 강조하는 모터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각 메이커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맞춰 각종 콘셉트카와 신차를 많이 내놓는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기술 발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프랑스 파리모터쇼에서는 각 회사의 판매전략을 살펴볼 수 있다. 일종의 '트렌드 쇼' 역할을 한다. 파리모터쇼에서 유독 유럽 주요 자동차 메이커가 대규모 신차 발표회를 많이 여는 이유다. 파리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다음가는 규모를 자랑한다. 1898년 프랑스 파리 시내의 튀러리공원에서 '파리 오토살롱'이라는 명칭으로 제1회 모터쇼를 개최한 이후 매년 열리다가 1978년부터 격년제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프랑스의 자동차 클럽 회원들이 모여 클럽 활동을 축하하기 위해 열렸지만 관람객이 10만 명을 넘어서자 이후 대규모 행사로 발전했다. 제1차.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잠시 중단됐던 때를 제외하고 파리모터쇼는 계속됐다.
1905년 시작된 스위스 제네바모터쇼도 유럽에서 열리는 주요 글로벌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힌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나 파리모터쇼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나라에서 열리는 모터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자국에 자동차 생산업체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특정 업체에 편중되지 않는다'는 독특한 장점을 낳았다.
미국 자동차의 메카인 디트로이트에서도 모터쇼가 열린다. 1907년에 시작된 북미국제모터쇼(디트로이트모터쇼)는 매년 1월에 열려 그해 세계 자동차업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1989년 모터쇼의 명칭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북미국제모터쇼로 바뀌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후반부터 미국 자동차 빅3가 쇠락의 길을 걸으면서 북미국제모터쇼 역시 그 세가 한동안 약화됐다가 최근 다시 미국 자동차산업의 부활과 함께 회복세에 있다.
아시아에선 1954년 시작된 일본 도쿄모터쇼가 '맏형' 역할을 한다. 초기엔 매년 열리다가 1975년 이후 격년으로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시장의 위세가 커지면서 점차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도쿄모터쇼의 영광은 중국 베이징모터쇼와 상하이모터쇼가 이어 가고 있다. 1990년부터 개최된 베이징모터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그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
중국이란 거대한 내수시장을 배경에 둔 덕이다. 베이징모터쇼보다 5년 이른 1985년에 시작된 상하이모터쇼 역시 빠르게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이달 22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 간 열리는 상하이모터쇼에는 완성차와 부품업체 등 2000여 개가 넘는 기업이 참가하고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보인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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