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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에세이] 스시는 어떻게 미국에서 성공했을까

박선욱/캘스테이트롱비치 교수·브랜드 마케팅

스시가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고급 음식으로 확고히 자리잡게 된 것은 부러운 일이다. 대개 한 나라의 음식이 이국에서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스시처럼 고급화가 되는 예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타코와 부리토, 이탈리아의 파스타와 피자, 중국의 프라이드라이스와 차우멘, 프랑스의 크라페 같이 각국의 전통음식이 외국에서는 간단한 대중적 메뉴가 돼 페스트푸드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본 스시는 반대의 상황이다. LA에는 본국에서 온 일본인도 인정하는 스시의 명소들이 많다. 미국의 스시는 일본 전통의 스시와는 많이 다르지만, 미국식으로 '현지화'돼 비싼 값에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일본 스시의 시작은 8~9세기이고 지금의 스시 형태를 갖춘 것은 에도시대 이후다. 1606년 도쿠가와 이에야쓰의 막부가 교토에서 에도(지금의 도쿄)로 도읍을 옮기면서 건설붐이 일어 전국에서 많은 일꾼들이 몰려들게 됐다. 빠른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야다이(屋台)라는 포장마차가 길거리에 등장했고 값싸게 많은 식사를 빨리 준비하는 여러 방법이 고안되기 시작했다. 이때에 패스트푸드의 하나로 시작된 것이 스시인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생선을 발효시키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밀려드는 주문에 공급이 모자라 고민하던 조리장들이 발효생선의 신맛을 대신해 식초를 날생선에 뿌림으로써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했다. 발효생선의 깊은 맛은 없었지만 시큼하고 짭짤한 맛은 그대로고 오히려 전에는 맛볼 수 없었던 고소하고 싱싱한 생선의 맛도 즐기게 됐다.

미국에 스시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66년 LA이다. 일본인 노리토 시 가나이와 그의 동업자였던 유대인 헨리 울프가 리틀토교에 오픈한 가와후쿠 식당이 미국에서 처음 '니기리 스시'를 선보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가와후쿠는 당시 미국에서 일하던 일본 비즈니스맨들에게 환영을 받았고 그후 그들과 거래하는 미국인들에 의해 일본타운 밖으로 진출하게 됐다. 1970년 할리우드 오픈을 계기로 곧 대도시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70~80년대 급상승하는 일본의 국가 이미지에 편승했던 면도 있다.

이렇듯 외국에서 성공한 스시는 브랜드 마케팅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고 있다.

첫째 이름이 짧고 발음하기 쉽고 기억하기 좋다.

둘째 단순하고 깔끔해 보여 음식에 믿음이 간다. 또한 흰 쌀밥 위에 생산을 얹은 특이한 모양을 기억하기 쉽다.

셋째는 맛이다. 날 생선을 먹는 선입견만 넘어서면 담백하고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신맛은 침샘을 자극해 식욕을 돋운다.

넷째는 조립식의 단순구조로 수요에 따라 재료를 쉽게 교체할 수 있어 창의적인 미국인들의 기호를 수용하기 용이하다.(예, 캘리포니롤, 필라델피아롤)

다섯째 주문방식으로 먹고 싶은 것을 주문하면 바로 앞에서 요리해, 고객을 위해 한 개씩 만들었다는 특별한 느낌을 갖게 한다.

여섯째는 먹는 시간에 비해 만드는 시간이 길고, 만드는 과정을 지켜 보면 식욕을 돋운다.

일곱째는 분위기다. 스시바는 요리사를 중심으로 빙 둘러 손님이 음식을 먹기 때문에 바텐더를 중심으로 술을 마시는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에게 낯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비싼 음식값으로 상류손님을 겨냥해 고급 이미지로 위치가 설정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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