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이정실 칼럼]초기 기독교 미술

미술사학자 워싱턴 버지니아 대학 교수

카타콤 시대, 물고기·양·십자가 등 상징으로 신앙 표현
카타콤 지하무덤은 예배·순례의 장소
무덤의 벽 천장 석관 등에 신앙 표현
313년 기독교 공인후 화려로 변모해

초기 기독교 미술은, AD 313년 콘스탄틴 로마황제가 기독교 탄압 시대를 종결하고 기독교를 국가의 종교로 공인하기 이전의 ‘카타콤브’시대와, 그 이후의 ‘로마제국의 기독교미술’로 구분된다. 지하 동굴에서 지상으로 기독교가 나오면서, 화려하고 세련된 제국주의 미술로 변모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콘스탄틴 황제는 로마의 수도를 콘스탄티노플(현재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로 옮기고, 곧이어 로마는 동로마와 서로마로 갈라지게 된다. 476년 서로마가 일찍 붕괴되고, 1453년까지 이어지는 긴 동로마 시대의 미술을 ‘비잔틴 아트’라고 한다. 이번 글에서는 기독교 미술이 화려하게 꽃피는 비잔틴 아트 이전의 카타콤 미술과 서로마의 미술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실 예수 출생후 약 300년이 지나기까지 이렇다할 기독교 미술은 존재하지 않았다. 작품을 만들 여유가 없이 숨어서 신앙을 지키던 때였기 때문이다. 초기 기독교 미술은, 유대교의 미술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AD300년 까지에 이르는 유대교, 고대 그리스, 로마의 전통이 혼합되어 표현된 기독교 미술시대를 ‘혼합주의(syncretism)’라고 한다. 유대교나 이교도들이 개종하여, 기독교를 미술로 표현할 때, 자신들이 이미 알던 미술 언어를 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표적인 혼합주의의 예가 ‘선한 목자’ 이미지이다. 이교도에서 선한 목자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나 오르페우스로 표현되었는데, 유대교나 기독교는 시편 23편에서 “주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표현된 대로 하나님(후에는 예수님)을 목자로 표현하였다. AD 2세기 초반부터 기독교도들은 죽은 시신을 지하 공동 묘실인 카타콤-원래 유대교 전통-에 묻었는데, 석관도 없이 시신을 묻고, 대리석 등으로 입구를 막았으며, 그 대리석을 기독교적 상징으로 장식하여, 천국에서의 평안을 기원하였다.

AD 4세기경 성 피터와 마르첼리노 카타콤 천장화에서 최초의 ‘선한 목자’의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카타콤은 미로와도 같은 지하 터널로 되어 있고, 그안에 층층이 개개의 무덤들이 있기 때문에, 벽이나 천장, 또는 석관의 겉, 대리석의 표면 등을 기독교 상징이나 그림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 또한 초기 기독교도들이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간증을 하는 장소로, 또한 순교한 교도들이 묻혀있기 때문에 순례하는 장소로도 쓰였다. 그들은 심한 박해 가운데 살았기 때문에, 기독교도들은 ’상징’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신앙을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상징’은 기독교도들의 신앙을 가시적으로 환기시켜주는 도구이다. 구체적인 기호(sign)나 형태로 되어있는 상징은, 기독교 사상이나 정신성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스 알파벳인 X(chi)와 P(ro)를 겹쳐놓은 모노그람(첫글자들을 도안을 통해 짜맞춘 글자)은 그리스어 ‘Christos(Christ)’의 처음 두 글자이다. 이 모노그람이 비석에 새겨있으면, 기독교인이 묻혀 있다는 뜻이다. Chi Ro 상징은 많은 경우에 알파(alpha)와 오메가(Omega: 그리스 알파벳의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을 양 옆에 써서,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신 예수님을 상징한다.

‘물고기’는 그리스 말(Ichthys)로 각 음절이 예수를 가르키고 있고, ‘양’ 또한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를 상징한다. ‘비둘기’는 구약에서 평화의 상징이었고--올리브 가지를 물고있을 때--신약에서는 성령을 상징하며, 하늘로 부터 내려오며 후광으로 둘러 졌거나 천상의 빛을 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독교 상징은 십자가이다. 예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의 승리를 상징하는 십자가는 예수 자체와 기독교를 나타낸다. 대표적인 십자가 형태는, 라틴 십자가와 그리스 십자가이다. 십자가 네개의 팔이 똑같은 길이로 뻗은 것은 그리스 십자가이고, 한 팔이 더 긴 것은 라틴 십자가이다. 최초의 교회는 십자가의 형태를 본따서 그 건물의 모양을 만들었다. 그래서 직사각형 형태의 양식이거나 정사각형 형태의 교회 건축물이 있다.

AD 313년 밀라노에서 기독교를 허용한 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AD 404년에 라틴어로 된 최초의 공식적 바이블이 집대성되었으며, 기독교는 점점 정치적인 파워를 형성함에 따라, 많은 성도들이 모여 예배드릴 수 있는 건축물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서, 로마 바티칸에 있는 성 베드로 성당은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진 건물로서, 전 세계 교회 건축의 모델이 되었다.

교회 내부는 모자이크나, 제단화, 또는 둥근 천장을 장식하는 천정화로 장식되는데, 선한 목자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다양한 성경의 내용들로 채워져있다. 이 시대 한 모자이크에 나타난 ‘선한 목자’의 묘사는 1세기전 카타콤의 그것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형식적인 면도 그렇지만, 내용면에서 차이를 보면, 4세기의 목자로서의 예수는 어깨에 양을 멘 어린 소년이었는데, 여기서는 금색 후광을 가진 젊은 청년으로서의 모습이다. 게다가 금색과 자주색의 황실의 옷을 입고 있고, 십자가 모양의 금색 막대기를 쥐고 있다. 기독교가 황제의 후원으로 세속적 세력을 얻음에 따라, 그 미술도 장엄하고, 화려하게 변모하였으며, 더불어 예수도 점점 세상의 왕과도 같은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