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서 성공 비결 찾아내다…플레임 브로일러 이영렬 대표
5개 주 180개 프랜차이즈…지난해 8900만 달러 매출
95년 풀러턴에 첫 점포…99% 지방제거 메뉴가 '꿈'
이영렬(55) 대표의 지적은 교과서 같은 이야기로 들리지만 그의 20년 토종 프랜차이저 경력을 알고나면 그 무게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그는 95년 풀러턴에 흰밥에 고기를 얹은 패스트푸드 형식의 '플레임 브로일러(Flame Broiler)'를 개인 비즈니스로 오픈한 뒤 20년 만에 180개 점포를 둔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99년에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망 확대에 주력한 결과 5개 주로 점포망을 확대했다. 지난해 점포 총 매출은 8900만 달러. 로열티가 5%이니 그의 소득도 가늠이 가능하다.
'요시노야, 팬다익스프레스가 이렇게 많은데 경쟁이 되겠냐'는 주변에 만류에도 굴하지 않은 것이 오늘의 '플레임 브로일러'를 만드는 초석이 됐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회사가 파는 4~7달러 짜리 고기덮밥에 그가 고집하는 몇가지 원칙을 들어보니 성공 비결이 엿보인다.
"치즈, 버터 같은 유제품과 GMO로 만든 야채나 과일을 쓰지 않습니다. 돼지고기 메뉴는 아예 없고요. 닭은 껍질을 빼내며, 쇠고기는 모두 95% 기름을 뺀 초이스 앵거스 비프를 쓰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주고 합당한 금전적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더 쉬워집니다."
자신감은 가격에서도 드러난다. 재료에 신경쓰다 보면 고객들의 부담도 커지는 것은 아닐까.
플레임 브로일러는 지난 20년 동안 가격을 낮춘 적이 없다. 제일 비싼 메뉴가 7달러대 이지만 계속 올려온 가격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미니볼' 메뉴의 가격을 낮춘 적이 있는데 이 땐 동시에 양도 줄였다. 손님들이 미니사이즈는 더 작은 것을 원한다는 사실을 안 직후였다. 업계내 가격 경쟁이 아니라 고객에 대한 '배려'의 문제였다고 그는 설명한다.
"아이러니 하지만 식당은 주인이 쓰레기통을 잘 뒤져야 성공한다고 합니다. 수시로 직원들과 뒤져보니 남긴 음식중에 미니볼이 가장 빈번하더군요. 불필요하게 많은 양을 서브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값을 내리고 양도 줄이니 더 잘 팔리고 쓰레기도 확 줄었습니다. 작은 차원의 환경운동도 한 셈입니다. (웃음)"
그는 최근의 치폴레 사태를 접하면서 교훈 삼아 점포에 도달하는 식재료를 최대한 원산지 상태로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조리가 점포에서 이뤄진다면 위생이나 바이러스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접근이다.
그의 이런 깐깐한 접근은 세일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점포에서는 '끼워팔기'나 불려서 파는 소위 '업셀링(upselling)'이 없다.
"프랜차이즈의 기본 사명은 '매출 증대' 입니다. 보통사이즈나 작은사이즈의 음식을 낮은 가격으로 메뉴에 내놓고 추가 메뉴나 음료를 붙여서 판매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죠. 하지만 무리한 업셀링은 고객들의 발길을 가로막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값을 내며 식사를 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죠. 플레임 브로일러는 업셀링을 하지 않습니다. 음식맛 만큼이나 가격도 담백하게 하려는 노력에서 입니다."
그는 일부 한국발 프랜차이즈들이 실패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내놓았다. '미국화'되지 않은, 즉 변화를 민감하지 못한 구태가 경영을 어렵게 하는 경우를 지적한 것이다.
"플레임 브로일러 점포 인테리어는 기본 콘셉트와 편리를 강조하는 동시에 본부의 생각을 최소화 하기 위해 철저히 외주에 의존합니다. 고객들이 아시안이든지, 중동계이든지 상관없이 편안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미국화'라고 믿습니다. 일부 한국발 프랜차이즈는 이런 부분에서 변신을 못하다 보니 한인타운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다고 모든 점포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점포는 지역주민들과의 관계를 잘 맺지 못하거나, 점주의 불성실, 무분별한 자금 운영으로 씁쓸한 결과를 목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는 전했다. 다만 매출이 오르는 데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관리하고 점검하는 점주들은 성공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다. 점포가 180개를 넘어선 것도 이들 점주들의 노력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잘된 프랜차이즈는 봉사와 사회환원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이대표의 철학. 플레임 브로일러는 컴패션 재단을 통해 점포 1개당 오지의 아동 2명씩 지원하도록 권하고 있다. 현재 플레임 브로일러는 열악한 국가에 사는 아동 360명의 생활과 학교생활을 지원하고 있으며, 'OC 레스큐미션'을 통해 홈리스도 돕고 있다.
이제 이 대표의 희망은 점포를 5개 주를 넘어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과 99% 지방을 제거한 고기를 사용해 음식을 조리하는 것이다. 그가 앞으로도 더 오래 주방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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