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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반말과 높임말이 있는 한국어

조 현 용 /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원장

한국어의 문화적 특징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높임법'이다. 높임법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주체 높임법이 있고 객체 높임법이 있고 상대 높임법이 있다. 주체 높임법은 주어를 높이는 것이고 객체 높임법은 목적어를 높이는 것이다. 반면에 상대 높임법은 청자(듣는 이)에 따라 높임을 달리하는 것이다. 주체와 객체 높임법과는 달리 상대 높임법은 듣는 대상에 따라 낮추는 표현도 발달하였다. 우리는 이런 낮추는 표현을 반말이라고 한다.

주체 높임법에 해당하는 것은 주격조사 '-께서'와 높임 선어말 어미 '-시-'가 있다. 주어가 높여야 할 대상이면 '-께서'와 '-시-'를 붙인다. 화자들은 두 표현을 정확히 사용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주 엄밀히 적용되지는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둘 중에 한 표현만 사용하기도 하고 두 표현 모두 생략하기도 한다. 또한 청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주체 높임의 사용은 제약이 있기도 하다. 이런 제약을 '압존법'이라고 한다. 이는 청자가 문장의 주체보다 연령이 많거나 지위가 높은 경우에는 '주체 높임'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하지만 이 원칙 역시 엄밀히 지키기가 어려워서 현대에 와서는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께 말씀드릴 때는 '아버지가 왔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압존법에 맞는 표현이지만 대부분 '아버지께서 오셨어요'라고 표현한다. 국어 교육에서는 틀린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생활이 언어학의 기본이다. 객체 높임법에 해당하는 것에는 '-께'가 있다. '어머니께 선물을 드렸다'라고 할 때 목적어를 높이는 표현이다. 객체 높임을 위해서는 어휘도 사용된다. '드리다 여쭙다' 등이 대표적이다. 객체 높임은 사용도 적고 화자의 혼동도 잦은 편이다.

보통 높임법이 있는 언어라고 하면 한국어와 일본어 그리고 자바어를 든다. 이때 높임법이라고 하면 상대 높임법을 의미한다. 청자에 따라 높임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어가 가장 복잡한 체계를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어의 상대 높임법은 현재 격식체 네 단계와 비격식체 두 단계로 나누어진다. 격식체와 비격식체 간에도 청자의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6단계의 높임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화자의 연령 지위 권위 친밀도 등에 따라 상대높임법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매우 복잡한 높임법의 체계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는 높임말이 있다. 이 표현에서 오해가 생긴다. 다른 언어에는 높임말이 없고 모두 반말만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해서 다른 언어에는 높임말과 반말의 구별이 없다. 어른들에게도 반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반말을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을 수 있다. 높임말이 있는 언어라는 말은 반말이 있는 언어라는 의미도 된다.

반말은 '반만 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의 언어를 보면 힘이 있는 사람은 에너지를 적게 쓰려는 경향이 있다. 즉 높은 사람일수록 언어를 짧게 말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상대 높임을 봐도 '해체(體)'에 비해서 '해요체'가 길다. '해라체'나 '하게체'보다 '하십시오체'가 더 길다. 어휘를 봐도 그렇다. 존경을 나타내는 표현은 대부분 평어에 비해 음절 수가 많다. '말-말씀 죽다-돌아가시다 묻다-여쭙다 술-약주 병-병환' 등 많은 예들을 찾을 수 있다.

한국어는 세상의 변화에 따라 높임의 단계가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다. 반말도 '해라체'보다는 '해체'를 선호한다. 높임말도 '하십시오체'보다 '해요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격식을 차리는 말투보다는 비격식적인 말투를 선호하는 것이다. 어휘 높임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인다. '나이-연세-춘추'의 3단계에서 '나이-연세'의 2단계를 주로 쓴다. '이름-성함-함자-존함' 등도 '이름-성함' 정도의 구별로 바뀌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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