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순 칼럼]-‘앵무새 죽이기’ 작가 하퍼 리 사망을 애도하며
전미국노동성선임경제학자, 워싱톤버지니아대학교수
‘앵무새 죽이기’는 공황시대 인종분리주의가 횡횡했던 남부의 작은 도시에서 변호사인 아티쿠스가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흑인 청년을 변호하는 이야기를 그의 딸 스코트의 해설을 통하여 전개되는 내용의 소설이다. ‘앵무새 죽이기’ 이전에 시작은 하였지만 2015년 7월에 출간된 ‘감시자 세우기’는 1950년대 아티쿠스 변호사의 노후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1961년 퓰리처 상도 받고 4천만부 이상이 판매되어 성경 다음으로 유명해진 ‘앵무새 죽이기’의 주제는 인권에 관한 것으로 시민인권운동의 바람을 타서 변호사 아티쿠스는 영웅으로 취급받기도 했다. 영웅 같은 아티쿠스가 ‘감시자 세우기’에서는 은퇴한 후 흑인들을 독설하는 모임인 백인시민연맹 모임에서 사회를 보는 등 흑백분리주의자로 전락하기에 이른다.
'앵무새 죽이기’와 ‘감시자 세우기’ 등 두 소설을 비교하면서, 특히 주인공인 변호사 아티쿠스가 나타내고자 하는 인간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아티쿠스는 인간가치의 최고 절정인 바로 ‘정의’의 진면목을 토설하고 있다. 아티쿠스가 말하고 있는 정의는 어찌 보면 상반된 것 같은 정의의 두 면목을 들어 낸다고 할 수 있겠다. '옳은 정의(Deserve Justice, Right Justice)’와 ‘공평한 정의(Fairness Justice, Equality Justice)’가 그것이다.
첫째 ‘앵무새 죽이기’에서 변호사 아티쿠스는 ‘옳은 정의’를 변호하고 있다. 옳은 정의란 누구든지 인간이라고 한다면 보장되어야 하고 옳게 취급 받을 권리가 있다는 정의를 의미한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사건을 고려할 때 까지는 그 사람을 진정 이해할 수 없다”라고 아티쿠스는 소설에서 그의 딸에게 이야기 한다. 또한 아티쿠스는 결백한 흑인 청년을 확신을 가지고 변호하고 있다고 그의 딸은 서술한다. 그리고 스코트의 동생인 젬은 원하면 모든 블루제이 물고기를 쏘아도 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것은 죄라고, 앵무새는 노래만 하기 때문에”라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여기에서 ‘그 사람의 입장’, ‘결백한 흑인 청년’, ‘노래만 하는 앵무새 죽임은 죄’ 등은 바로 보장받아야 하고 옳게 취급받아야 할 권리를 내용으로 하는 ‘옳은 정의’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감시자 세우기’에서 변호사 아티쿠스가 은퇴 후 인종 분리주의자가 된 것은 인간은 공평하고 평등해야 한다는 정의의 다른 면목을 역설적으로 이야기 해준다.
옳은 정의와 공평한 정의, 인간 기본정의와 사회정의는 많은 상황에서 상치된다. ‘앵무새 죽이기’와 ‘감시자 세우기’의 주인공 변호사 아티쿠스의 자세가 바로 이 두 정의의 화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주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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