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열 기자의 HolyTalk] 목사 '월급'의 불편한 진실
최근 목사들 사이에서 '월급'이 논란이 됐다.유진소 목사(ANC온누리교회)의 사례비 공개가 내심 불편했던 것 같다. 일각에서는 "분명 더 받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담임목사와 부목사 간의 월급 격차를 줄이려 했다는 공개 취지는 딱히 증거 없는 의혹들에 묻혔고, 어느새 월급 액수만 부각됐다.
어느 유명 교계 관계자는 유 목사의 사례비(월 4700달러)를 믿지 못하겠다며 "그 돈으로 어떻게 사는가"라며 되물었다. 그들은 도대체 얼마를 받기에 반문할까.
독자들은 이에 대해 "더 받아서 눈치가 보인 걸까. 덜 받아서 생긴 자격지심일까"라는 반응이다. 한 독자는 "왜 대형교회 목사는 꼭 많이 받을 거라고 여기는가. 사례비는 교회 크기에 비례한 책정보다는 액수의 합리성을 따져야 할 문제"라고 했다.
최근 유명 정보회사 '페이스케일(PayScale)'이 각 직업의 연봉을 발표했다. 지난 2년간 미국 내 505개 직종(270만 명)에 대한 대규모 설문조사였다. 조사 결과 성직자의 중간 연봉은 4만6600달러였다. 월 3800달러 정도인 셈이다.
남가주 지역 한인은행들의 신입 사원(론오피서일 경우) 초봉은 월 2500~2800달러 수준이다. LA통합교육구의 최근 교사 연봉표를 보면, 박사 학위를 소유하고 오랜 시간 경력을 쌓아도 최대 연봉은 8만 달러 선이다. 보통은 5만~6만 달러다. 자바시장에서는 일반 직원이 세금 다 떼고 월 3000달러 이상을 쥐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교인들도 직장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월급을 받는다. 생계를 위해 밤낮으로 '투잡'을 뛰거나, 신분 문제 때문에 '캐시잡'으로만 사는 사람도 있다. 한정된 월페어(SSI) 중 몇십 달러를 겨우 떼서 교회에 내는 어르신도 많다. 헌금에는 교인들의 현실이 배어있다.
물론 목사 사례비에도 영혼 구원의 사명감, 청빈에 대한 내적 갈등, 종교인이지만 현실을 살아야 하는 보통 사람으로서의 고민 등 여러 의미가 혼재돼 있다. 그래서 사례비는 '불편한 진실'이다.
하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는 과한 사례비는 성직의 의미를 무색하게 한다. 그게 더 불편한 진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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