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된다면"…막가는 '따봉충'
포르투갈어 '따봉'과 '충(蟲)' 합성어
팔로어 늘리기 위기 온갖 엽기 행동
페이스북 광고 유치 목적…우려 확산
'따봉충'들의 활동은 관심 끌기 수준이었다. 눈에 띄는 사진과 영상, 각종 루머 등을 게시해 소셜미디어 상에서 게시물이 전파되도록 하는 게 이들의 의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따봉충의 행동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좋아요 수가 많고, 페이스북 팔로어 수가 많을 수록 광고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나면서다.
한국 거주 20대 신모씨는 "좋아요 30만이 넘으면 휘발유를 젖꼭지에 붓고 젖꼭지를 태우는 영상을 올립니다", "좋아요 20만이 넘으면 압정을 깔고 그 위에 누울게요. 체중 100kg 넘는 친구가 날 위에서 누를 거에요" 등의 게시글을 올렸다. 실제로 원하는 좋아요 수가 기록되면 며칠 내로 약속했던 행동을 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게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게시물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고, 신씨의 페이스북 팔로어는 11일 현재 96만 명을 넘어섰다. 신씨처럼 따봉충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이미 수백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변기물로 라면 끓여먹기, 장례식장에서 하트 인증하기 등 비위를 상하게 하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도 자주 등장한다.
따봉충은 미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백인 청년들로 알려진 S모 그룹은 지난해부터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LA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길거리에 영상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행인들을 상대로 황당한 사건을 꾸민다. 연인들에게 다가가 자신이 마치 숨겨졌던 또 다른 연인인 것처럼 행동하거나, 여성들에게 성관계를 갖자는 말도 건넨다. 프리웨이에 들어 가 엉뚱한 쇼를 벌이기도 한다.
특히, 흑인 갱들이 많은 지역에 가서 갱들에게 시비를 걸고 주먹 다짐을 벌이다 구타를 당하는 영상은 '좋아요' 10만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테러가 발생했을 때는 무슬림 복장인 부르카를 착용하고 커다란 박스를 던지고 다니며 마치 폭발물 테러를 벌이는 것처럼 행동했다. 함께 있던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망가는 등 소동이 일기도 했다. 현장의 모습은 영상으로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역시 수만 건의 '좋아요' 수를 기록했다. 이들의 페이스북 팔로어 수는 현재 829만명을 넘어섰다.
팔로어가 많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어 생겨난 현상이다. 페이스북에서는 게시물 아래에 광고성 글을 함께 게시할 수 있다. 또 게시물 댓글에 사진을 첨부한 광고글도 게재할 수 있다. 광고주도 있다.
게임 사이트나 도박 사이트, 성인물 공유 사이트 등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광고주다. 따봉충들이 엽기적인 행각을 보여주며 이같은 광고글을 함께 보여주면, 광고료를 지급한다. 대개 팔로어 1명당 70~100원의 광고비를 준다. 미국 내에서는 1명당 0.5달러의 광고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로어 90만명 이상인 신씨의 경우는 광고글 하나에 수천만원의 돈을 받게 되는 셈이다.
유명 따봉충으로 알려진 최모(29)씨는 본지와의 페이스북 인터뷰에서 "때로 위험한 행동도 하긴하지만, 돈을 쉽게 벌 수 있다. 투자 비용도 필요없고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많다. 항상 더 눈길을 끌만한 자극적인 걸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목숨 걸고 시도하는 엽기적인 행동들을 사회가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따봉충들은 벌거벗은 채 누워 복부에 차가 지나가도록 하거나, 애완견을 학대하기도 했다. 일부 소셜미디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엽기 행각을 하다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큰 사고가 나기 전에 이들을 말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엽기적인 영상을 보고 열광한다. 단순히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일 지 몰라도, 확산하면서 많은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유사 행위 시도 등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오직 돈을 위해 목숨 걸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 그 자체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페이스북도 이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 페이스북 측은 "광고 활동을 막을 제도적 방안은 아직 없다.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있어서다. 크게 자극적인 게시물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삭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