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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범사에 감사하자

한태일/목사

지난 주말에 드디어 막내가 대학교 기숙사로 들어갔습니다. 사모와 결혼하고 첫 딸을 본지 26년만에 우리 집에는 더 이상 아이들이 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영어로 ‘Empty Nest’라고 하지요. 아마 새들이 자기 새끼들을 키운 후에 떠나 보내고 나면 둥지에 아무도 없는 것을 가리켜 생긴 단어라고 생각됩니다. 큰 딸은 LA에서 살고 있고, 작은 딸은 필라델피아에서 대학 공부하고 있습니다. 정말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사모와 함께 세 아이를 키우면서 인생에 대하여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이민 동포들 모두 2세 아이들 키우기가 쉽지 않음을 잘 알기에, 얼마나 씨름했던 시간들인지 알기에 이해하리라 생각됩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이 시간을 기다려 왔습니다. 어떤 분은 ‘Empty Nest’가 되어 시원섭섭하겠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전혀 섭섭함은 없고 시원함만 있습니다. 자녀들도 다 부모의 품을 떠나는 날이 있게 마련이기에 그 동안 마음의 준비도 했습니다.

사실 결국 부부만 남는 게 아니겠습니까? 물론 부부도 한 쪽이 먼저 주님 앞으로 가게 되면 혼자 남게 되니 그 시간도 준비는 해야 하겠습니다. 하여튼 오랜만에 호젓이 아내와 남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성경은 우리의 인생을 순례자 혹은 나그네의 삶으로 이야기합니다(벧전 2:11). 즉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언젠가 떠나야 하는 곳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자녀들과도 아내나 남편과도 떠나게 되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사는 것은 참 지혜로운 삶입니다. 그리고 먼저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는 자녀들에 대하여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지난 주간에 멕시코 치아파스의 원주민 쏘칠족과 쎌딸족을 위하여 선교를 하고 왔습니다. 15명의 선교팀이 최선을 다해서 맡은 사역을 하고 왔습니다. 너무도 미개한 부족들이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병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탈장이 되어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 한 살된 아기가 등 뒤에 커다란 혹이 나서 걷지를 못하는데 혹 제거 수술을 하지 못하는 가정도 있었습니다. 여자들은 머리나 어깨에 나뭇짐을 지고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평생 힘든 노동을 하고 살아서 중년이 되면 다 어깨, 허리, 무릎이 고장나 있었습니다. 남편들이 자주 술을 먹고 때리면 맞고 살아야만 하는 부인들이 많았습니다. 남편들이 다른 여자들과 바람을 피고 너무 쉽게 가정을 버리고 떠나서, 많은 아이들을 홀로 키우며 살아가는 여인들이 많았습니다. 위하여 기도해 주면 제 기도를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그저 눈물을 흘리는 그들을 보았습니다. 속히 다시 와서 도와주기를 바라는 그들의 눈길과 마주쳤습니다.

제가 돌아오는 마지막 날 아침 경건 예배 시간에 선교팀원들과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정말 감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입니다. 풍성한 미국에 살면서 온갖 혜택을 누리고 살고 있으니 무슨 일을 만나도 불평 불만이 조금이라도 있어서는 안되겠다고 말입니다. 다들 동의했습니다. 멕시코 원주민들만 그렇겠습니까? 저 북한 땅의 시골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며, 약과 의사를 만나지 못해서 그냥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좁은 시각으로 살기 때문에 감사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시각을 조금만 넓게 보면 그저 다 감사할 것뿐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전 5:18)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돈을 아껴 선교에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복음을 전할 뿐만 아니라, 육신의 질병을 고쳐주는 치유사역을 해야 하겠습니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지를 깨달았던 단기선교였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 의원으로 오셨다고 했는데, 영혼을 치료해줄 뿐만 아니라, 육신의 질병을 치료해 줄 수 있다면 복음 증거는 훨씬 효과적이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아마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오셔서 많은 사람의 질병을 고쳐준 것 같습니다. 불쌍히 여기시면서 말입니다. 물론 자신이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임을 나타내시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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