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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최악 피해 차악 선택하기

김택규/국제타임스 편집위원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일 다가오는 여러가지 상황에 부딪히면서 선택과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마주하게 되는 상황이 항상 단순하지만은 않아 선택이나 결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선' 과 '악'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상황에서는 아주 간단하다. '악'을 버리고 '선'을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들 중에는 선은 없고 악만 있을 때가 있다.

사회 윤리학의 유형별 구분을 들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선'에는 좋은 것(good), 더 좋은 것(better), 최선(best) 등이 있고, '악'에는 나쁜 것(bad), 더 나쁜 것(worse), 최악(Worst) 등이 있다.

한데 나에게 전개된 어떠한 상황에서 거기에 '선'은 없고 '악'만 있는 경우, 개신교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가 일찍이 말했듯이 최악(最惡)을 피하기 위해 '덜 나쁜것' 즉 차악(次惡)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최악보다는 차악이 바른 선택이라는 것이다.

전쟁 중인 군인들은 누구나 무장을 한다. 비전투요원인 군의관과 군목(chaplain)도 무기를 휴대한다. 월남전에서 부상병 몇명을 돌보고 있는 군의관이 있었다. 그때 적병 한 명이 그 부상병들을 향해 총을 쏘려고 한다. 적이 부상병을 죽이려는 '악'의 상황이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비전투원이라고 총을 쏘지 않는 선택을 하면 그 부상병들은 다 죽게 된다. 그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그 최악을 피하기 위해 그는 총을 들어 그 적군을 사살할 수밖에 없다. 그는 '차악'을 선택한 것이다.

2016년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두 후보는 모두 좋은 후보라기보다 '나쁜' 후보들처럼 보인다. 전 백악관 경호실 요원 게리 바이런은 그의 책 '인격의 위기(Crisis of Character)'에서 "힐러리는 이메일 스캔들에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녀는 매정하고 차갑고, 진정성이 없고, 습관적인 거짓말쟁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을 거짓말쟁이로 단정지은 것이다.

힐러리의 건강문제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국무장관 재직시절 뇌진탕으로 쓰러진 일, 그후부터 기억력이 많이 쇠퇴 되었다고 말한 것, 최근의 폐렴 증세, 9·11테러 추모식에서 쓰러질 뻔했던 것 등이 문제시되고 있다. 클린턴 재단을 둘러싼 기금 모금 스캔들도 단순하지가 않다. 많은 미국인들이 기금 모금과 관련해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지 있지만 힐러리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반대 측은 그녀를 최악의 후보로 매도한다.

공화당의 트럼프는 어떤가? 그야말로 '최악'의 후보처럼 보인다. 그가 왜 최악의 후보인가 하는 것을 여기서 일일이 거론할 필요도 없다. 그를 반대하는 측은 근본적으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 자질이 없다고 본다. 인종, 성별, 종교 등과 관련해 막말을 하고 심지어 장애인 비하까지 했다.

그래서 두 후보 모두 여론 조사에서 유례없는 높은 '비호감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투표일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두 후보 모두를 '나쁜' 후보로 보는 유권자들은 둘 중 누가 최악의 후보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결국 '최악'을 피하기 위해 좀 덜 나쁜 '차악'의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 결정을 못한 유권자들(나 자신을 포함하여)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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