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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프레이밍 효과'와 대중 선동

이보영/LA민주평통위원

사람들 머리 속엔 누구나 자기 나이만큼 키워온 개 두 마리가 있다고 한다. 개의 이름은 '편견'과 '선입견'이다. 두 마리 개는 주인의 이성적 사고력을 먹어 버린다. 편견과 선입견의 틀(Frame) 속에 갇힌 주인은 '사건의 실체'를 따지지 못하고 그저 선동에만 끌려 남을 비판하고 정죄한다는 것이다.

프레임의 원래 사전적 의미는 틀, 창틀, 테, 안경테, 액자 등이다. 이 뜻이 발전하여 건물, 자동차, 선박, 비행기의 뼈대나 기본구조를 뜻하게 되었고, 생명체의 골격·기분을 뜻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틀'이라는 의미를 추상적으로 확대하여 '생각의 틀'을 지칭하는 용어로도 쓰이게 되었다. '생각의 틀'을 패러다임(Paradigm)이라고도 한다.

행동경제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은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프레이밍 효과는 어떤 사실을 전달할 때, 어떤 틀 안에 넣느냐에 따라 전달받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우리 말로 '액자 효과'라고 번역할 수 있다.

유명한 예시가 있다. 물이 절반가량 들어 있는 컵을 보고 A는 "어라? 물이 절반밖에 없네! 다 없어지기 전에 내가 먼저 마셔야겠다"라고 생각하며 곧 행동으로 들어간다. B는 컵을 보고 "아직 절반이나 남았네! 앞으로 몇번은 더 마실 수 있겠구나"하며 여유로운 행동을 취하게 된다. 두 사람은 동일한 상황을 보고 다른 표현과 생각을 했다. 이유는 A와 B,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인식의 틀'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렌터카 시장에서 만년 2등만 하던 기업이 있었다. AVIS 렌터카 회사다. AVIS는 프레이밍 효과를 이용해 2등 구도를 깨려고 광고문안을 바꾸었다. "우리는 만년 2등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열심밖엔 아무 것도 없습니다." 2위인 것을 인정하면서 우리는 만족하며 성실하다는 것을 알렸다. 이 광고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고 대박을 쳤다.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프레임 이론(Frame Theory)'을 발표했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전략적으로 짜인 틀 속에 넣어 대중에게 먼저 제시하고 규정하는 쪽이 정치적으로 승리하며, 이를 반박하려는 쪽은 오히려 상대방의 틀을 더 강화해 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이론이다. 즉 선동이 진실을 가장한 것일지라도 대중에게 먹혀 들며, 나중에 진실이 밝혀져도 반박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그 실례가 바로 이명박 정부 초기에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 때, 거짓 선동과 괴담, 촛불시위 사건이었다.

프레임 이론의 예시에 보면, 좌익정치 집단은 자기들을 묘사하는 단어로 '진보적'이라는 표현을 먼저 사용했다. 진보는 '개선과 전진'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우익 집단은 '정체와 퇴보'라는 부정의 의미로 받아들여지도록 만든 것이다.

이렇듯, 언어와 언론은 참으로 중요하다. 정상적인 사람도 어떤 틀 속에 담겨 진 사실을 전달받으면, 틀 속에 갇힌 군중이 된다.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사건의 실체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언론의 사명이라 믿어 본다.

미국 속담에 "유리 집에 사는 사람은 돌을 함부로 던지면 안 된다"는 표현이 있다. 자신의 약점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람은 남을 쉽게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함부로 선동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는 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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