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성 시] 그놈의 악다구니
-그따위로 싸게 팔면 어떡하냐구잃어버리는 게 얼만데 남이야 죽든 말든 저 혼자 살겠다는 거야
이게 맨날 무슨 지랄이냐는 지청구다
내 손님이 네 손님이고 네 손님이 내 손님인데 그놈의 악다구니는
어처구니없는 하루를 갈라먹기에 바쁘다
‘머리’에 ‘가락’을 덧붙여 땋던가 엮는 터럭 몇 가닥 벽에 걸어 놓고
몇 집 건너 서로 헐뜯는 ‘아름다운’ 생업은 웨스트엔드에서 애꿎다
가발은 보이지 않고 민머리 마네킹만 굴러다니는 날은
하루 일당이 반토막 나고 저녁에 한잔 하는 핑계가 궁색하다
-때려쳐야지 못해 먹겠다구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게 아니냐는 푸념인데
땅거미가 기진하고 가물에 드는 손님도 구차스럽다
-헬로우, 메이 아이 헬프 유 맴
의미 없는 말투가 턱 밑에 늘어지고
두 동강 난 하루는 술맛 당기는 서사(敍事)가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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