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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하늘을 나는 택시

LA에 산다면 한번쯤 볼만한 영화가 1982년작 '블레이드러너(Bladerunner)'이다. 인조인간과 우주여행이 일상인 '먼 미래'라고 설정한 '2019년 LA'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환경오염 탓에 밤인지 낮인지 모르게 어두침침하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미래의 LA 거리 위로는 하늘을 날 수 있는 자동차 '스피너'가 떠 다닌다.

영화가 발표된 1982년 경에 예측한 2000년대는 이렇다. 인간의 평균수명 연장, 화상전화, 집집마다 자가용 소유, 가정에서 컴퓨터의 일상적인 사용, 전기밥솥의 대중화, 로봇청소기, 컴퓨터로 백과사전처럼 정보검색 등등. 많은 것들이 실현되어졌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 무엇이든 녹여버리는 레이저 광선, 우주공간에서의 전투, 달나라 또는 우주여행, 손가락이나 이마에 삽입된 바코드, 감기와 암의 정복, 한 알만 먹으면 배가 부른 알약, 반중력 엔진, 타임머신 등도 흔히 그려지던 미래의 모습이었다.

21세기 하면 참으로 먼 미래만 같았는데 세기가 바뀐지도 거의 20년이 되어간다. 20세기에 상상했던 미래는 과연 얼마나 현실화되었을까? 화상전화 같은건 스마트폰의 앱으로 구현되는 수준이다. 산업계는 말할 것도 없고 싸구려 CD/DVD 재생장치나 프로젝트 발표할 때 쓰는 레이저포인터 등 우리 주위에 흔하디 흔한 게 레이저 광선이다. 달나라는 인류가 다녀온지 50년이 되어가지만 구경할 것도 상업성도 없다보니 더 이상 가지않고 있다. 단, 상업적인 우주비행은 거의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블루오리진 사가 제공하는 우주여행 프로그램은 지구상공 약 100킬로미터의 준괘도에서 약 10분간의 무중력 상태를 즐길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서인지 실비도 않되는 염가 2~3억원에 조만간 발매될 전망이다.

암 진단이나 치료법 쪽으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감기쪽은 아직도 치료방법이 요원하다. 약국에 있는 수많은 '감기약'들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Pain reliever'니 'Fever reducer'라고 적혀있는 '증상완화제'에 불과하다.

몸안에 바코드나 칩을 심는 것이나 줄기세포의 연구는 그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윤리적인 면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타임머신이니 반중력 엔진 같은 것들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니 앞으로도 공상과학의 영역에 남아있을 것이다.

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도 엄연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데 조만간 날아다니는 택시(Flying Taxi)도 등장할 모양이다. 다만 '스피너'나 영화 '치티치티뱅뱅'에 나오는 날 수 있는 자동차는 아니다. 택시는 요즘 흔한 드론을 사람이 탈수있게 크게 만들어놓은 모양새이고 원리는 헬리콥터와 비슷하다.

처음엔 조종사가 같이 타겠지만 궁극적으로는 AI가 조종해주고 여러 개의 프로펠러가 내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전기 배터리를 쓴다고 한다. 택시 공유업체인 우버가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데 요금이 현재 우버 택시보다 약간 더 비싼 정도일 거라고 한다. 가봐야 알겠지만, 필자처럼 출퇴근 길 교통체증이 일상인 사람들에게는 귀가 솔깃할 일이다.

사람 머리 위를 피해서 바다 위나 산 위로만 날아다닐 수는 없을 텐데 하늘길의 권리와 안전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결국에는 도로 교통처럼 하늘에도 체증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2500년전에 사셨던 공자님도 '현재도 모르는데 미래를 어떻게 알겠느냐' 하셨다는데 앞으로 10년 동안 세상이 또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최영출 / 생명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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