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눈] 한식 닮은 이탈리아 식문화
매년 11월 셋째 주면 전 세계적으로 '이탈리아 음식 문화 주간' 행사가 열린다. 이탈리아의 식문화는 한식과 상당한 교집합을 가진다. 한국에 온 이후로 한국 식문화와 관련된 선입견에서 오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그중 하나는 '날 음식을 먹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베네치아 대표 음식 중에 '카르파치오'라고 하는 회와 똑같은 요리가 있다.
주로 귀족도미, 황새치, 도미, 농어, 참치, 가자미, 송어와 문어를 먹는다. 숙성하지 않고 얇게 저민 신선한 생선 살에 올리브 오일, 레몬즙, 민트 소스나 파슬리와 잣이 들어가는 그린 소스를 뿌려 낸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인 한국과 이탈리아 모두 해산물을 즐긴다. 그중에서도 대구와 명태를 여러 형태로 요리해 먹는 것은 정말 비슷하다. 한국인처럼 이탈리아인들도 명태를 사랑한다. "맛이 좋기로는 청어, 많이 먹기로는 명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오징어순대는 또 어떤가. 고향 베네치아의 '칼라마리 리피에니(속 채운 오징어)'와 똑같이 생겨서 처음부터 이질감 없이 즐겨 먹었다.
또 다른 질문은 '내장 요리가 징그럽지 않냐'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닭 내장 리조토'일 정도로 익숙한 요리이다. 돼지 선지로 만든 '산귀나치오'라는 소시지는 마치 순대를 떠올리게 한다. 또 크리스마스가 되면 돼지 족발로 만든 '잠포네'가 이탈리아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다.
마지막으로 많이 듣는 질문은 '매운 음식을 잘 먹느냐'이다. 당연하다. 우리 집 식탁에는 페페론치노라는 매운 건고추가 빠지지 않는다.
"You are what you eat", 즉 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을 정의한다는 말이 있다. 한국인과 이탈리아인의 국민성이 비슷하다고 많이 말하는데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이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알베르토 몬디 / 이탈리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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