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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칼럼] 스킨스 게임

골프 경기 방식에는 크게 스트로크(Stroke) 플레이와 매치(Match) 플레이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방식을 기초로 하여 파생되어 있는 수많은 게임 방법들은 대체로 비슷비슷하지만 최종 우승자를 가릴 때 스코어 채점의 기준점이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 하면 된다.

매치 플레이에서 파생된 스킨스 게임(Skins Game)은 프로나 아마추어 골퍼들이 내기 골프를 할 때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게임 방식이다. 게임시작 전에 플레이어 서로가 합의한 상금을 걷어서 매 홀마다 낮은 점수를 기록한 사람이 정해진 금액을 빼 가거나, 매홀마다 경기 결과를 업 다운 (Up, Down)식으로 기록해서 최종 홀에서 업한 사람이 승자로서 상금을 독식하기도 하며, 전체 18홀 라운드에서 최저 스코어를 기록한 사람이 상금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이 스킨스다.

지난 추수 감사절(11월24일) 연휴에는 빅 이벤트로 관심을 모았던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의 일대일 내기 매치에서 스폰서가 제공한 어마어마한 상금을 걸고 경기를 펼친 바 있다.

업 다운 방식으로 진행된 스킨스 게임에서 18홀까지 승자를 가리지 못하고, 결국엔 연장 4개 홀을 더하며 22번째 홀에서 필 미켈슨의 승리로 끝이 났다.

업 다운을 긴장감있게 반복하던 마지막 22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승리를 장식한 필 미켈슨에게 돌아간 독식 상금은 자그만치 현금으로 900만불 한화 약 102억원이었다.

내기 골프 스킨스 게임은 최초로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 되었을까? 여러가지 설(說)이 있지만, 골프 역사의 초창기로 알려진 14세기경 스코틀랜드 북부지방의 양치기 목동들의 놀이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매우 흥미롭다. 초원에서 양을 치던 목동들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끝이 호미처럼 구부러진 나무 막대기를 이용해 돌멩이를 휘둘러 쳐서, 정해진 홀(짐승들이 파놓은 구멍 등)에 돌멩이를 넣는 시합으로, 구멍에 돌을 제일 먼저 집어넣는 승자에게 양피(Skin)를 한 장씩 바치는 게임을 하던것이 오늘날의 스킨스 게임 이라는 전언이 그런데로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 시대상을 풍자(諷刺)하는 유행어나 놀이가 항상 있었던 것처럼, 요즈음도 정치 풍토나 저잣거리의 민심을 모방한 놀이나 내기 골프 방식이 등장하면 크게 유행하곤 한다. 80년대 초에는 전두환 시대를 풍자한 놀이 전두환 고스톱이 있었고, 골프에는 전두환 스킨스 게임이 유행 했었다. 전두환 스킨스의 룰은 마지막 홀에 와서는 한 사람만이 최후의 승리자가 되어야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깡통을 차게되는 싹쓸이 게임 방식이다. 이와 비슷한 조폭 스킨스 게임, 후세인 스킨스 게임, OECD 게임 등등이 그런 유사한 내기 골프 방식들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이름하여 '문재인 스킨스'란 골프 게임이 등장 했다고 한다. 게임 방식을 요약 하면, 지금의 스킨스 방식대로 시작전 상금액을 걷는 것은 똑 같다. 기존의 방식은 매홀마다 한 명의 승자에게만 상금을 주는 것인데, 문재인 스킨스는 스코어에 따라서 차등을 두어 멤버 모두가 매홀 상금을 나누어 가진다. 따라서 멤버들이 거둔 상금은 몇 홀 안 지나서 거덜이 나게 된다. 그때부터는 상금을 많이가져간 사람으로부터 상금을 다시 빼앗아 나누기를 반복 하고, 결국 라운드가 끝나면 실력에 관계없이 상금을 잃은 사람만 있게 되고 딴 사람은 한 명도 없게 된다.

그러니까, 대안 없이 상금을 탕진한 뒤 바닥이 나면 돈 있는 사람으로부터 다시 받아내면 된다는 현 정부 정책인 막 퍼주기, 부자 때리기, 평등주의 등 차별을 두지 않고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든다는 문 정부의 시행착오를 풍자한 게임 방식이다. 홀마다 가진 사람이 되고, 나누어 주고, 베풀어 줄 수 있는 게임 방식이라면 골프 규칙 1절의 에티켓과도 일맥 상통하는 여유있는 스킨스 게임의 등장이다.


정철호 / 골프 칼럼니스트·티칭 프로 Class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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