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재설정하려면 선물카드 사라"
갈수록 교묘해지는 스팸전화
페이스북 고객센터번호 사칭
병원이라면서 보험정보 요구
LA총영사관 "한인 노인들 피해"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최모(45)씨는 지난 21일 전화 한 통으로 그 자리에서 150달러를 날렸다. 온라인 페이스북의 비밀번호 찾으려 고객센터에 전화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날 최씨는 인터넷으로 검색한 페이스북 고객센터 번호로 연락해 비밀번호를 잊었다며 재설정을 문의했다.
문제는 해당 고객센터가 최씨에게 비밀번호 변경을 빌미로 기프트 카드를 사야한다고 요구하면서부터였다.
자칭 고객센터 직원은 최씨에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기프트 카드를 구매해야 한다"며 "가까운 마켓에 들러 구매한 뒤 카드 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 앱을 구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SNS에 대해서 잘 몰랐을 뿐더러 영어가 미숙했던 최씨는 그 직원이 요구한 대로 기프트 카드 50달러짜리를 구매해 번호를 알려줬다. 이어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는 직원의 말에 최씨는 2차례나 더 기프트를 구매하고 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해당 고객센터 번호(844-559-8999)는 스캠으로 확인됐으며 현재도 활동 중이다.
또 같은 날 가디나에 거주하는 서니 한씨는 자신이 이용하고 있던 토런스의 한 메디컬 그룹에서 한 통의 연락을 받았다. 해당 메디컬 그룹은 급한 일이라며 갑작스레 한씨의 보험정보에 대해 묻기 시작했고 이에 이상함을 느낀 한씨는 일단 전화를 끊고 알고 지낸 메디컬 그룹 관계자에게 연락해 문의했다. 그 결과 해당 번호는 메디컬 그룹과 관계가 없는 번호로 확인됐다. 한씨는 "의심쩍었지만 내 이름 등 기본 정보를 다 알고 있어서 헷갈렸다"고 전했다.
최근 이같이 지능적인 스캠 전화사기 수법에 피해를 보는 한인들이 늘어가고 있다.
LA총영사관 김보준 경찰 영사는 "정보에 접근이 어려운 한인 노인분들 사이서 주로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면서 "특히 사기전화를 거는 쪽에서 이름 등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듣고 당황한 한인분들이 모든 정보를 실토하곤 한다"며 지적했다.
김 영사는 최근 한인들 사이서 잇따라 발생한 주미 한국대사관 사칭 전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대사관 및 영사관을 사칭해 한인들에게 신용카드 위조 적발 혹은 국제 금융사기 사건에 연루됐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하는 스캠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공관에서 그런 식으로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영사는 "금전적 피해를 회복이 어렵고 경찰에 신고한다 하더라도 보상받을 확률은 미미하다"라면서 예방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팸전화나 보이스피싱은 스마트폰의 앱으로 차단할 수 있다. 현재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사용자 수 1위 스팸전화 차단 앱으로 알려진 한국 네이버사의 '후스콜(whoscall)'은 전 세계 10억 건 이상의 전화번호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발신자를 파악한 후 차단한다. 이외에도 전화사기 단골 수법인 '로보콜(robocall자동녹음전화)'를 차단하는 '로보킬러(RoboKiller)' '유메일(YouMail)' 등이 있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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