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백신복권 당첨 한인 노숙자 “신이 보낸 선물” 재기다짐
코로나 팬데믹에 한인타운 정비사 일자리 실직
사업차량마저 도난…미납에 차 빼앗겨 벼랑 끝
美 공군 15년 복무 후유증…“복권, 큰 도움”
![조성하(44)씨. [사진=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 캡처]](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03/182309595.jpg)
조성하(44)씨. [사진=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 캡처]
워싱턴D.C.는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차량과 1만 달러 어치 그로서리 식품 구매권, 현금 기프트 카드, 메트로 무료 이용권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복권추첨행사를 진행해 왔다.
조씨는 “구직활동을 하고 소셜 서비스, 보훈병원 진료약속을 위해 내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는데, 마치 신이 보낸 선물같다”면서 “내 주변에 모든 것이 잘못됐으나 이 복권 선물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10대 청소년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온 한인1.5세로, 15년동안 공군에서 복무하고 전역한 후 5년전부터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센터빌의 한 자동차 딜러십 정비사로 일해왔다.
하지만 작년 봄 펜데믹이 닥치면서 장기무급휴가를 명령받고 해고됐으나 아직까지 일자리를 되찾지 못했다.
그는 실업급여를 아껴 밴 자동차를 구입하고 이동 차량수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버지니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엔진오일 교환을 비롯한 각종 차량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었다.
그럭저럭 렌트비를 납부하고 생활할 수 있었으나 밴 자동차가 크게 고장 나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밴 자동차 안의 각종 장비를 도난당하는 사건을 겪으면서 재기를 힘들게 만들었다.
푸드스탬프(SNAP) 제공 기간도 만료되면서 음식 구매 비용조차 조달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군복무 후유증으로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도 겪고있다.
밴 승용차 모기지 페이먼트 미납으로 차량마저 빼앗기면서 길거리에서 노숙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더운 여름날 탈진해 구급차에 실려 가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병원의 한 여직원이 조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워싱턴D.C. 홈리스 쉘터로 갈 수 있는 우버 택시비용을 건네줬다.
조씨는 쉘터 입주 첫날 백신을 접종했으며 복권 추첨 대상자로 자동 등록돼 당첨의 행운을 누렸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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