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쿼바디스'
류기열/빅셀 파트너스
신약 성경에서 예수가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나누는 중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의 가는 곳에 올수 없다"는 예수의 말씀에 베드로가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고 물은 질문에서 유래된 Quo Vadis는 라틴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가장 많이 알려진 라틴어 문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즘 너무나 많은 지표와 경향들이 각기 다른 방향을 가르키고 있는 경제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보면 나도 모르게 "Quo Vadis"라고 중얼거리게 되곤 한다.
부동산의 측면에서만 보자면 주택시장은 어느정도 안정세를 보인다고 하지만 아직도 차압 매물은 늘어나는 추세에 있고 세금 혜택이 끝나는 사월 이후에는 어떤 양상이 전개 될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동시에 차압 매물이 늘어나는 속도는 현저히 떨어져서 거의 최고점에 다다른것이 아니가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상업용은 앞으로 대출 상환시기가 도래하면 엄청난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에서 부터 이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쳤으며 많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은행에서 헐값으로 부동산이 쏟아져 나올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극과극을 달리는 전망들이 시장에 뒤섞여 있는 상태이다.
요즘은 거의 말을 쓰지 않지만 과연 불경기가 끝이 난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주장들이 있다. 지난 이월 무디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마크 잔디가 "최악의 불경기는 끝이 났다"고 발언을 했지만 미 최대의 경제 연구 기관인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에서는 고용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불경기가 끝났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을 하고 있다.
이 모든 논쟁의 중심에는 지금이 바닥이냐 아니냐하는 질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이 바닥이라면 아무리 느려도 경기는 결국 회복될 것이며 그렇다면 부동산 가격도 결국은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바닥은 시간이 지나봐야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바닥이라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이 바닥이냐 아니냐 보다는 바닥에 가까우냐 아니냐가 더 가치있는 질문이 될 것이다.
즉 앞으로 5% 내외의 가격 하락은 투자 시점을 놓치는 위험에 비해서는 그다지 큰 이슈가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도리어 모두가 바닥이라고 믿는 시점에서는 투자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결국에는 바닥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부터 제대로된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투자 전략에 맞는 투자 대상을 찾는 것이 바닥을 기다리는 것 보다는 훨씬 현명한일이 될 것이다. 여러가지 전망과 주장과 경제 지표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르치며 햇갈리게 할 때 한 걸음 물러나서 경제는 결국 사이클이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는 역사가 보여주는 분명한 방향을 볼 수 있다면 어쩌면 "Quo Vadis"에 대한 대답은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문의:(310)980-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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