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우리말] '반드시'와 '반듯이'
발음이 매우 비슷하여 잘못 쓰기도 하는 낱말이 의외로 많다.‘반드시’와 ‘반듯이’는 다 같이 부사(어찌씨)이며 발음도 비슷하여 혼동하기가 쉬운데 그 뜻은 전혀 다르다.
먼저, ‘반드시’는 ‘꼭’이라는 뜻을 나타내며 ‘틀림없이,필연코’로 대체될 수 있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라.’,‘이번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성실하게 일한다면 너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영숙이는 고향에 들릴 때면 반드시 할아버지 묘소를 찾는다.’ 등으로 쓸 수 있다.
위 문맥을 잘 살펴보면 ‘반드시’는 ‘꼭’,‘틀림없이’로 바꾸어 쓸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반듯이’는 ‘기울거나 굽거나 찌그러져 있지 않고 바르게’ 또는 ‘모자람이 엇이 바르게’의 뜻을 가진다.
‘반듯이’는 ‘반듯하게’나 ‘똑바로’로 바꾸어 쓸 수 있는데 ‘반듯하다’의 어근에 접미사(뒷가지) ‘-이’가 붙어서 파생된 부사이다.
그 예문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고개를 반듯이 들고 걸어야 한다.’,‘그 밥상을 반듯이 들도록 해요.’,‘규격에 맞춰서 반듯이 잘라 주세요.’,‘영희는 언제나 머리를 반듯이 빗는다.’
또한, ‘반듯이’의 원형인 ‘반듯하다’에는 ‘아무 흠점이 없다’,‘생김새가 반반하고 말끔하다.’의 뜻도 있는데 그 활용형으로는 ‘민수네는 반듯한 집안이다.’나 ‘순이의 신랑감은 반듯한 외모를 지녔다.’라고 쓰기도 한다.
다시 정리해 보면 ‘반드시’는 ‘꼭’이라는 뜻이며, ‘반듯이’는 ‘바르게’라는 뜻으로 구별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두 말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해도 뜻이 통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책은 책장에 반드시 꽂아라.’나 ‘책은 책장에 반듯이 꽂아라.’는 양쪽 다 제대로 된 말이다. 그러나 그 의미는 매우 다르다.
그것은 ‘반드시’와 ‘반듯이’의 의미 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책은 책장에 반드시 꽂아라.’는 책을 빠뜨리지 말고 ‘꼭’ 꽂으라는 뜻이며, ‘책을 책장에 반듯이 꽂아라.’는 책을 책장에 꽂되 비뚤어지지 않게 ‘똑바로’ 꽂으라는 뜻이다.
‘이럴 때에는 반드시 눕혀야 한다.’일 경우에도 예외없이 ‘꼭’ 눕혀야 한다는 뜻이지만, ‘이럴 때에는 반듯이 눕혀야 한다.’로 썼을 경우에는 엎어지지 않게 ‘똑바로’ 눕혀야 한다는 뜻이 된다.
이렇듯 낱말 하나를 잘못 쓸 경우, 그 뜻은 전혀 다른 뜻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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