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칼럼] 한인회가 존재하는 '이유'
김성태 / OC 총국 부국장
이처럼 미국내 각 지역 상공회의소는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각종 정보센터 기능을 해내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내 한인사회 구심점 역할을 하는 대표 단체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한인회'를 꼽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민자라는 특성상 미국 어느 곳을 가나 한인 인구의 규모에 관계없이 한인회가 있다. 타 지역을 여행이나 출장으로 방문하다 보면 한인들이 전혀 살지 않을 것 같은 지역에도 한인회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이젠 미국 어느 곳을 가도 한인회를 만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정도다.
그렇다면 한인회의 기능은 무엇일까. 물론 한인들이 그리 많이 살고있지 않은 지역에서는 한인들의 단합을 우선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한인회는 미국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타 커뮤니티와의 중개 역할 타 커뮤니티에 대한 지역 한인사회의 권익대변 등의 기능 수행을 주 목적으로 하고있다.
그러나 미국내 한인사회의 대표적 도시로 꼽히는 LA와 오렌지카운티 한인회를 비롯해 한인 밀집지역 한인회는 언제부터인가 지역 한인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거나 아예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이들 지역 한인들이 이민 초창기와는 달리 미국에 오래 살아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한인회의 도움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이유는 한인회가 제 기능을 다 하기는 커녕 일부 한인들이 감투를 위해 이전투구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역대 주요 한인회장들의 행보를 보면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유익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용하기 보다는 각종 행사에 참석하기 한국에서 방문하는 정치권 인사 맞이하기 한인사회에 현안 문제 발생시 다른 단체와 합동으로 기자회견 갖기 등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한국 정부가 해외 한인들의 참정권을 부활시키면서 앞으로 한인회장 자리 다툼은 더 심해질 것이 자명하다. 선거때 한 표가 아쉬운 한국 정치권 인사들의 미국 방문은 더 잦아질 것이고 그들 앞에서 '내가 몇 십만명의 한인들을 대표하는 한인회장이요'라고 소개하면 각종 지원도 쉽게 받을 수 있고 대접 또한 융숭해질 것이다. 평소 한인회장 자리에 관심이 있었던 인물치고 이같은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또한 일부 한인회 이사들 중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과 정부기관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한인사회의 대표적 단체인 한인회에 참여하는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오랜기간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대내외적으로 한인사회의 대표 단체로 자리잡아야 할 한인회는 일부 한인들을 위한 단체라는 이미지로까지 전락해 한인사회의 대표성을 상실하며 한인들로부터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진정 지역 한인회들이 한인사회의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내가 몇 만명 또는 몇 십만명의 지역 한인을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내세우기 보다는 지역 한인들이 원하는 한인회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 그들을 위한 작은 일부터 시작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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