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Book] '예쁘다 다 용서' 항상 통하는 건 아니지요
1920년대 미스 아메리카 수상자들의 평균 신체사이즈는 32-25-35였다. 그러던 것이 60년대엔 역대 수상자들에 비해 가슴과 엉덩이 수치는 비슷하면서 신장은 평균 1인치가 더 커진 반면 몸무게는 약 2.25㎏ 줄어들어 부자연스런 신체라인으로 변했다.급기야 영국 모델 트위기처럼 비쩍 마른 몸매가 여성의 이상형으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화가. 작가 등 예술가들의 고유영역이던 '아름다움'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진화심리학자인 공동저자들은 다양한 실험 결과와 비교사회문화학의 결실을 동원해 '아름다움이 곧 선'이란 편견의 존재 등 인간의 외모가 지닌 매력의 정체와 신화를 벗겨냈다.
다행스런 연구결과 한 토막. 매력이 곧 장점이라는 편견과 달리 매력이 독이 되는 경우 또한 존재한다. 아름다우면 다 용서되는 것은 맞다.
실제 가상의 배심원단을 두고 한 실험에서 매력적인 피고는 그렇지 않은 피고보다 더 관대한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예쁘다고 다 통하는 것은 아니란다. 예쁜 여성의 경우 일반직에 취업하려 할 때는 유리하지만 임원으로 올라가는 데는 오히려 불리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상사들은 매력적이지 않은 부하의 실수는 운이 나빴던 것으로 보지만 매력적인 부하의 실수는 노력 부족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부정행위가 드러날 경우 매력적인 부하가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또 있다. 피부색에 따른 차별 역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사례란다. 18 19세기 유럽에선 흑인 하인을 둔 상류층 백인 여성을 그린 그림이 쏟아지는데 이는 여주인이 희고 아름답게 보이려는 사회구조의 산물이었다.
지은이들은 또 미의 기준이 사회환경의 불안에 영향을 받는다는 '환경안전 가설'을 소개한다. 미국 여배우들을 조사한 결과 사회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는 작은 눈.홀쭉한 뺨. 큰 턱을 지닌 성숙한 얼굴이 선호된 반면 안정된 시기에는 큰 눈. 둥근 뺨. 작은 턱의 얼굴이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지은이들의 메시지는 이렇게 요약된다. "미인은 당신의 눈에 띄는 여자고 매력녀는 당신을 알아보는 여자다."(20세기 초 미국 정치가 아들레이 스티븐슨) "아름다운 여자의 정의는 나를 사랑하는 여자다."(20세기 말 미국 소설가 슬론 윌슨) 이를 남자로 바꿔도 큰 무리는 없으리라. 수많은 선남선녀들에게 힘을 주는 책이다.
김성희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