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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탐욕은 나쁜 것이 아니다

류기열/빅셀 파트너스

작년 11월 1만선을 회복한 후 여러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1만선을 지켜내던 다우지수가 헝가리의 재정 위기와 실망스러운 실업률 감소라는 뉴스에 힘없이 9000대로 내려 앉은채 주말을 지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저버리고 오히려 더 내려앉은 월요일 영국의 Financial Times에 실린 호주 투자은행인 맥쿼리의 탑 뱅커들이 2 년 연속 예상보다 적은 6자리의 보너스로 인해 다른 투자 은행으로 옮겨 갈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요즘 읽은 "Den of Thieves"라는 책 때문인 탓일게다.

1980년대 월스트리트에 만연했던 기업 사냥꾼들 그리고 투자 은행의 증권 브로커들간에 일어났던 내부자 거래와 주가 조작 그것을 파헤치려는 SEC와 뉴욕 검찰간의 총성없는 전쟁을 소설처럼 재구성한 책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떨칠 수 없는 것은 '포장만 바꾼 채 탐욕의 역사는 계속 반복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사건에 연루되었던 인물과 회사들이 모두 실명으로 기록돼 있는 이 책에는 이번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주요 금융 회사 특히 투자 은행들이 보여준 모습이 20년 전의 사건에서도 너무나 흡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 상품으로 인한 자산 가치의 급상승 과잉 차입을 통한 매수 전쟁 고수익을 가장한 고위험 회사채 발행등 이번 금융 위기와 어쩌면 그렇게 닮아 있는지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그저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세계화가 진행되기 전이어서 미국내에서만 그 파장이 미쳤다면 이번은 전 세계가 얽히고 설켜 있어 그 피해가 세계적이었다는 것 정도일까?

그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중 이반 보에스키라는 사람은 80년대 당시 약 3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했으며 가장 잘 나가가는 증권가의 투자자로서 이름을 날렸고 콜럼버스 대학과 뉴욕대의 겸임 교수까지 하던 인물로 85년 버클리 대학의 졸업식에 연사로 초청돼 "탐욕은 괜찮은 것이다. 오히려 건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분은 탐욕을 부리면서도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한다.

하지만 그 후 내부자 거래등의 혐의로 체포되고 검찰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 월가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데 일조하였으나 다른 금융가의 사람들로부터는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져 버렸다.

탐욕이 의욕의 단계에 있을 때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동력을 제공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서면 탐욕을 채우기 위한 것 자체가 목표가 되는 모습을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시장을 개혁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이 논의되고 있다. 정확한 가치를 알 수 없는 파생상품으로 인한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위험 회사채 즉 정크 본드가 유사이래 최대치로 발행됐다는 뉴스는 아직도 탐욕의 그림자를 떨쳐내기란 요원할 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문의:(310)980-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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