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말]‘하마트면’과 ‘하마터면’
“하마트면 큰일날 뻔했어요.”“하마터면 실수할 뻔했어요.”
‘자칫 잘못하였더라면’의 뜻으로 위험한 경우를 겨우 벗어 났을 때 쓰는 말에 ‘하마터면’이 있다.
그런데 이 말을 앞에서 예문을 든 것처럼 ‘하마트면’이라고 쓰는 사람이 퍽 많은 것 같다.
그러나 ‘하마트면’은 잘못된 것이며 ‘하마터면’이라고 해야 바른 표기이며 표현이 된다.
‘하마터면’은 ‘하마 하더면’이 줄어 부사(어찌씨)가 된 말이다.
이 ‘하마 하더면’은 과거에 ‘하마 하면’으로 쓰이기도 했지만 요즈음에는 거의 ‘하마터면’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하마터면’의 표기는 발음대로 어원을 밝히어 적지 않는다.
곧 ‘하마 하더면’의 준말이나, 이는 발음이 ‘하마터면’으로 굳어 있어 ‘한글맞춤법’ 제40항에서 소리대로 적기로 규정해 놓은 말인 것이다. 그러니 앞에서 예문을 든 ‘하마트면 큰일날 뻔했어요.’는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어요.’라고 해야 바른 표기와 표현이 된다.
몇 가지 예문을 더 들어보자.
‘교차로에서 하마터면 사고날 뻔했어요.’,‘아이들의 불장난 때문에 하마터면 불이 날 뻔 했지요.’, ‘정우는 하마터면 산길에서 넘어질 뻔했다.’ 등을 들 수 있다.
‘하마터면’처럼 발음이 굳어 있어 소리대로 적기로 규정한 것 중에는 ‘아무튼’과 ‘하여튼’이 있다. 이들은 1988년의 ‘한글맞춤법’이전에는 ‘아뭏든’,‘하옇든’이라고 적었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것들 역시 소리나는 대로 ‘아무튼’,‘하여튼’으로 적어야한다. 용언의 활용형이 아닌 독립한 별개의 낱말인 부사로 굳어 버린 말이므로 소리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
그 쓰임새를 사용한 예문으로는 ‘그 사람 때문에 아무튼 세상이 시끄럽게 됐다.’나 ‘하여튼 사람부터 살려 놓고 봅시다.’라고 쓸 수 있다.
우리 말에는 어원적으로 ‘하다’ 따위 용언이나, 현실적으로 부사로 전성(바뀌어 다른 것이 됨)된 말이 많다. 이때 어간 ‘하’의 ‘ㅏ’가 줄어든 부사는 발음되는 대로 적어야 한다.
그 예가 되는 부사로는 ‘결단코, 결코, 기필코, 무심코, 아무튼, 정녕코, 필연코, 한사코’ 등이 있다.
예문을 들자면 ‘결단코 그 일만은 할 수 없다.’,‘정녕코 떠나야겠단 말이냐?’,‘그는 내가 한사코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비를 맞고 갔다.’라고 사용할 수 있다.
장태숙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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